동네 마트에서 진열된 네 개의 칸에 꽉 들어찬 파스타를 보면서, 본토인 이탈리아라면 더 많은 종류의 파스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여행이라고 했다.  파스타라는 하나의 주제로 뭉쳐진 테마여행이라니, 재밌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의 첫 장을 펼쳐 넘겨 읽게 된다.

 

  전통적인 방식의 파스타, 그것을 담아내고싶다던 저자, 그러하여 무늬만의 이탈리아가 아닌 진짜 이탈리아를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작되는 여행이라는 파스타에 빠진 그녀, 그런 그녀에 빠진 독자들, 이 여행 속에 솔솔 풍기는 음식 냄새가 좋다.

 

  파스타의 종류, 정말 많은 듯 하다.  그리고 전통을 고수한 파스타 만드는 법을 보여주기 위해 찾아나서는 저자의 여정이 우리들은 행복하기만 하다.  그녀는 힘들었을지언정 말이다.

  다양한 파스타를 만나기 위해 본토인 이탈리아로 향한 그녀의 군침도는 여행은 시작된다.  차를 구해서 캠핑장에서 밤을 보내며, 전통적인 파스타 만드는 법을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이탈리아 곳곳을 누비며 나선 걸음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특히 요즘에는 손으로 피치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만 듣게되는데도 그녀의 전통을 향한 고집은 끝끝내 우리들에게조차 손으로 만드는 피치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한 편의 동영상을 보고 찾아나선 아메리고 레스토랑, 그곳에서 만나는 배꼽모양의 토르텔리니, 안나나니 할머니가 만들어낸 현란한 솜씨의 결과물 스폴리아로 완성되는 토르텔리니, 그 안의 소는 지역적, 시대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내용물들이 들어간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이 파스타의 유래나 조리법을 소개하는 전문서는 아니라며, 그냥 다양한 파스타가 보고 싶었고, 전통이 녹여진 파스타의 모습들을 담아내고싶어 떠난 파스타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편하게 그녀가 파스타를 코스로 잡은 여행 경로를 따라가면서 듣고 그녀가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동행하면 될 것 같다.  덤으로 다양한 파스타들로 만들어진 음식이나 파스타들에 얹혀지는 소스나 치즈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주내용인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파스타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는 부담없이 편안한 여행을 말이다.  몇 가지 밖에 몰랐던 파스타의 종류들, 그 다양한 모양의 종류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파스타의 이야기라서 파스타로 만들어내진 음식들의 군침도는 향내로 눈이 즐거웠다.  수타면이 언제나 더 맛있다.  파스타 역시 손으로 만드는 전통을 고수한 사람들의 것이 더 진한 풍미가 담겨 있다.  기계로 쉽게 만들어진 파스타가 아닌,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만들어낸 파스타 그것을 담아오기 위해 떠난 이탈리아 여행, 그 길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