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리쿠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이 책은 4장의 이야기로 엮여져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1장으로 하여, 이즈모 야상곡,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 회전목마이다.  우선 1장의 이야기인 기다리는 사람들부터 살펴보자.

  말단 직원이 회사의 회장집에 초대를 받아 간다.  독서를 좋아한다는 이력서에 쓴 취미란의 글귀가 압도적인 작용을 하여서 갖게된 초대이다.  도착한 큰 집, 회장 외에 친구들이 몇 명 있다.  그들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소문으로 200부의 책만을 만들었고, 이름이 알려진 고명한 작가가 익명으로 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난무하고, 수수께끼같은 4부작 소설이며, 배부했다가 금세 회수를 했고, 책을 배부할 때 희한한 조건도 내걸려 있었다고 한다.  작가를 밝히지 말 것과 사본을 만들지 말 것, 빌려줄 경우는 하룻밤만 빌려줄 것이라는 조건 말이다.  <삼월의 붉은 구렁을>은 4부작의 이야기로 구성된 소설로 1부는 [흑과 다의 환상], 2부는 [겨울 호수], 3부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4부는[피리새]라는 제목으로 각각의 부제를 달고 있다고 한다.  200부가 배부되었다가 절반가량을 바로 회수했다는 이 수수께끼같은 책, 읽은 사람들이 많지 않으나 읽었던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푹 빠져들게 하는 책이라고 한다.  그 책을 꼭 찾고싶다고 말했던 사람들, 그러나 이 1장의 결론에는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2장의 이즈모 야상곡, 이 이야기에서는 편집자인 두 여성이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란 책의 저자를 찾아 나서는 여행길을 다루고 있다.  야무진 추리로 <삼월의 붉은 구렁을>의 작가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게 되는 다카코, 이 이야기는 3장의 이복 자매 이야기로 이어진다.

  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이다.  이복자매의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의 이야기인데, 그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죽음은 미사오의 자살이었을까 혹은 미사코의 계획된 살인이었을까

  4장 회전 목마.  그 책의 존재조차 아리송한 수수께끼였던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의 저자가 직접 등장하는 부분이다.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란 책을 쓰고 있는 작가인 그는 1장인 '기다리는 사람들'에서는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라는 소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2장인 '이즈모 야상곡'에서는 존재하는 것으로, 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에서는 앞으로 쓸 것으로, 4장 '회전목마'에서는 작가가 지금 바로 쓰고 있다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란 제목의 이 책은 200부가 배부되었다가 회수를 한 그 존재 자체가 수수께끼인 책 이다.  유명 작가의 딸인 자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담긴 서투른 처녀작<삼월의 붉은 구렁을>, 그 책의 존재와 그 책의 이야기가 이제부터 시작되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온다 리쿠의 <삼월의 붉은 구렁을>은 미스터리가 섞여 있는 재미난 책이었다.  얼기설기 짜여진 <삼월의 붉은 구렁을>을 읽으면서 온다 리쿠의 향취에 흠뻑 젖어드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