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이라면 누구라도 하숙을 하고싶어할 것 같다.   다마요 하숙집, 그곳은 정말이지 너무 가족적이니깐 말이다.    

  다마요 하숙집의 다마요가 잠시 미국으로 떠났다.   임시로 관리인이 왔는데, 개를 데리고 있는 무서운 인상의 남자다.    첫인상이 전부는 아닌 듯 하다.   첫인상은 수상쩍은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아버지같은 그런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단지 하숙집 관리인일뿐인데, 그것이 당신의 일이라며 사사건건 하숙생들을 깊숙이 챙기고 있는, 그러니깐 염려하는 그 보살피는 맘이 진짜 아버지같은 그런 사람, 도모미 씨가 다마요 하숙집의 하숙생들과 보낸 짧으나 정이 깊게 박히게 되는 추억의 시간들이 담겨져 있다.

 

  다마요 하숙집엔 서른 넷의 무직인 스스로 말하길 특기도 없고, 취미도 없는 늘 길을 잃는 길치 나가세 슈코와 회사원인 데코와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료코가 있다.    그녀들의 삶에 끼어드는, 단지 하숙집 관리인일뿐인 도모미 씨로 인해 아버지같은 보살핌을 받게 되는 그녀들은 이제 도모미 씨와 무척이나 친해진 사이이다.   

 

  데코는 직장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오르기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하필 이 시점에 덜컥 임신을 하게 되는 그녀이다.   그것도 술김에 하룻밤을 함께 보낸 그와는 사랑이란 감정따위는 가진 적이 없는 남자인 직장 후배 가미도조노 준의 아이이다.    나이 많은 데코이지만 연하의 이 남자는 처음 입사하면서부터 데코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며 임신을 계기로 결혼을 이야기하지만 데코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다마요 하숙집 관리인 도모미 씨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버지처럼 다가서게 되고, 데코의 임신과 결혼은 그렇게 도모미 씨의 시선 속에서 자리잡게 된다.

 

  사법고시를 준비 중인 료코에게 언제나 오는 가족의 엽서 속에는 아버지의 중한 병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료코에게 한번 다녀가라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변호사가 되기를 소원하는 자신의 꿈을 반대하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   변호사가 되기 전에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집을 나왔던 료코였기에 그녀의 단단한 결심은 물러질 줄을 모른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다마요 하숙집의 관리인 도모미 씨는 가만히 자리만 지키고 있지 않는다.    료코와 아버지와의 문제를 해결하고싶은 마음이다.

 

  무직이 된 슈코는 전 직장에서 공금횡령을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하지만 이는 누명에 불과하였지만 믿어주지 않았던 사장은 슈코를 해고하고 그녀의 구직활동에도 관여하여 취직의 성사를 물거품이 되게 만들고 있다.    언제 취직이 될지 알 수 없는 슈코는 사실, 단순한 길치가 아니다.   그녀는 삶 속에서마저 길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술주정을 하며 다마요 하숙집 관리인 도모미 씨의 등에 업혀 왔던 그 밤, 그녀는 하숙집 찾아가는 길을 잃어 경찰서에 갔지만 실상은 삶에서조차 길을 잃었다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처음에는 너무 개인적인 일에까지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불편해했던 다마요 하숙생들이었지만, 이제는 도모미 씨가 아버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하숙집 관리인일 뿐이었지만 하숙생들의 삶의 고민마저 아버지처럼 보살펴준 도모미 씨는 실상 스스로도 하숙생들로부터 치유받고 있었다.    그는 외로웠던 삶 속에서 다마요 하숙집의 관리인 노릇을 하면서 그 외로움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다마요 하숙생들에게도, 하숙집 관리인이었던 도모미 씨에게도 행복하고 따스한 시간을 안겨줬던 다마요 하숙집에서의 시간, 그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포근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