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란 어린이만의 소유물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을 보게 되는 것은 다시금 돌아가고픈 순수에 대한 그리움으로 즐겨 읽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이 나왔다.   요즘처럼 무서운 청소년들이 많고, 외로운 청소년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위로의 그림책이 될 것 같다.   그림책 앞에서 나쁜 마음이 들기는 어렵고, 또한 따스해지지 않기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사춘기 아이들 마음의 뽀쪽심이 둥글심이 될 것 같은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 

 

  책을 읽으면서 소나기란 어린시절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별소년 쌍식이란 이 책 역시 잔잔하면서 따스함을 스며내고 있는 책이다.   쌍식이는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 하는 아이이다.   쌍식이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 채, 주변의 친구들은 쌍식이를 놀려댄다.   친구들과 놀고싶은 쌍식이지만 쌍식이를 친구로 여기며 받아주는 아이들은 없다.   그저 외로움만이 쌍식이 곁을 지키게 된다.  

 

  외로운 쌍식이, 그런 쌍식이가 데리고 놀 수 있는 상대는 강아지 복길이뿐이다.   그리고 쌍식이는 학교를 다니지 않은 채 집에서 형제에게서 글자를 배웠다.   다른 아이들처럼 어울리며 학교도 다니고싶지만 쌍식이를 받아주는 아이들이 없다.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 하는 쌍식이 그래도 우정의 소리는 들을 수 있는데 말이다.

 

  옆집 주영이네에는 명절에 오는 사촌 미현이가 있다.   쌍식이에게 아무도 웃어주는 여자 아이들이 없었지만 미현이만은 달랐다.   말도 걸어주고 웃어 주기도 하고, 미현이는 쌍식이를 친구로 바라봐 주는 것이다.   쌍식이는 언제나 미현이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미현이와 함께 대나무숲도 가고....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고 신기하다.   하지만 그림이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따스한 이야기 속에 그림이 녹여들어 있다는 것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더욱 달래주는 일이 쉬울 것 같다.   공부만 하는 요즘의 청소년들, 그들에게 간직해야 할 것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삭막한 도시만큼이나 메말라 있게 내버려 둘 수 없기에 이런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을 만나는 일은 쌍식이와 미현이가 걸었던 대나무숲길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