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큰 용기를 가져야 한다.   특히나 현대 사회에 매어 있는 삶은 여행의 여유를 즉흥적으로 실행할 용기를 던지게 하지 못 한다.   채국희 씨, 저자 역시 10년 전부터 꿈 꾸었던 여행이었다고 한다.   가슴 한 구석에 씨앗을 뿌려 놓고는 그것을 물 주고 햇살에 가꾸지 못 한채 그냥 그렇게 내버려 두었었다.   뮤지컬 배우인 저자는 작품으로 카르멘을 만나고 그렇게 무대에서 플라멩코를 추었을 때, 스페인은 심장으로 파고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되파낼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파고든 그 꿈이었지만 스페인으로 떠나기 위한 여행을 실행할 용기는 미처 가지고 있지 못 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드디어 스페인으로 떠났다.   꼭, 꼭 심어 두었던 그 꿈에 물을 주고 햇살을 주면서 용기를 하나씩 거둬들였던 것 같다.   그녀는 떠났다.   카르멘의 나라,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작품으로 만난 한 여인, 그리고 춤에 반한다는 것은 무척 멋진 일인 것 같다.   그 시작으로 여행이 이루어진다면 그 어찌 낭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스페인, 푹푹 찌는 태양의 열기 속에서 우리들의 한과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는 플라멩코를 배우는 저자는 하루 하루가 즐겁다.   스페인에서 길치로 맹활약을 하게 되지만 어떠랴, 그곳은 이제 여행지가 아니고 그녀가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3개월을 묵기로 한 살짝꿍 정착지이지 않은가.

 

  이 책은 그녀가 작품으로 카르멘을 만나고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난 그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스페인, 잘 알지 못 했던 나라에서의 그녀 열정을 만나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하여 이 책은 스페인을 소개하기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그녀가 그곳에서 생활했던 여행기를 적은 수필이다.   스페인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포르투갈 여행을 가고, 축제에 참여 하고, 고열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타지에서 경험하게 되는 병원 진료라니...여행이란 열정 속에서도 녹록치만은 않다.   여하튼 그녀가 열정의 불꽃을 끄트리지 않고 세월의 더미 속에서도 지켜내고 왔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스스로 소심한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그래서 이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하지만 결국 떠나지 않았는가.   그녀는 해냈다.

 

  마드리드에서는 플라멩코 스승을 만나 해후하기도 하고, 다인종의 플라멩코 스페인 수업에도 꿋꿋하게 열심히였던 그녀의 모습들이다.    열정의 춤, 집시들의 춤이라고 말하는 플라멩코, 그 속에는 무언가가 있다.   가슴 울리는 무언가가 춤 속에 있다.   그러니 저자가 스페인까지 날아가서 플라멩코를 배우려고 한 것이 아니겠는가.   무언가에 대한 아직 끝나지 않은 열정이 있는 스페인 여행기, 바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