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빔밥이다.   육수를 넣어 지은 밥에 다양한 색깔을 맞추어 얹어 놓은 나물들과 붉은 빛깔의 고추장을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는 그 맛깔난 비빔밥은 이제 세계적인 음식이다.   이 책은 개정판으로 나처럼 아직 전주를 구경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주고 있다.   물론 전주를 다녀왔던 이들이라면 그 기억으로 다시금 찾고싶은 곳으로 전주를 만나게 될 것이고, 또한 그때 가지 못했던 전주의 명소들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전주, 복닥복닥한 시끄러운 도시라기보다는 느릿한 걸음으로 주위의 풍경들도 시선 속으로 담아내면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이젠 영화제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며,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는 곳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전주는 맛으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 갈 곳도 많은 곳임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태조로에 위치하고 있는 유럽풍이 물씬 풍기는 전동성당,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라고 한다.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약속]의 영화 촬영지이기도 했다.   오목대 가는 길이란 이름의 찻집은 전통 찻집으로 겨울엔 쌍화차가 여름엔 오미자차가 마시기 좋다는 추천을 적어 놓았다.    태조로를 중심으로 은행로를 지나 리베라 호텔 후문쪽에 전통술박물관이 있다.   이강주, 송화백일주 등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술을 직접 빚고 배울 수 있는 강좌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연잎밥이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백련마을에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오리구이와 오리탕도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을 내놓는 음식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한옥마을의 골목길들도 다시금 살펴주고 있어 숨박꼭질하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향교길, 토담길 등 그 골목길을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한옥마을 골목 깊숙이에 자리잡고 있다는 음식점 다문에서는 한정식과 전통차를 만날 수 있다.   주인내외가 직접 차밭을 일구고 있다니 그 차맛이 일품일 것 같다.    한옥마을엔 최명희 문학관도 발걸음을 놓아 구경할 수 있다.   남천마루는 바지락이 가득한 칼국수와 팥칼국수, 거기에 겉절이 한 젓가락하면 뱃 속이 즐거운 비명 속에 환상의 시간을 맞이 할 것 같다.

 

  남부시장에서는 하늘정원을 만날 수 있다.   남부시장의 시장 건물 2층 옥상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이라는데, 시장 구경도 하고 전주 하늘의 맑은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하늘정원에서 쉼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른한 행복감이 들 것 같다.   전주의 휴식공간이 되어 주는 노송천, 데이트 코스로도 즐거운 장소라고 하는데 이곳은 중앙시장과 먹자골목이 있어 그 걸음들이 흥겨울 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콩나물 국밥은 삼백집에서 한 그릇 뚝딱 해낼 수 있다.   그리고 국민 간식 떡볶이는 옴시롱감시롱에서 그 붉은 빛깔의 맛깔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인삼떡볶이와 인삼튀김도 새로이 선보이고 있다니 가볼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그득한 홍합에 압도되는 홍합짬뽕이 있는 계수나무, 70년대 풍경을 간직한 술집 별들의 고향, 책방거리인 동문거리, 오리배가 둥둥 떠 있는 덕진공원, 전주 근교인 모악산과 전북 도립 미술관 등등 전주의 곳곳을 느리게 산책하면서 즐거운 여행길의 추억담을 주워 담을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주의 맛집, 유적지, 카페 등 전주의 곳곳을 자리하고 있는 맛과 풍경의 그림 속에서 추억의 실을 한땀 한땀 수 놓을 수 있는 곳의 여유를 즐기는 그런 여행을 전주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주, 잘 몰랐던 도시였던만큼 그곳의 맛과 도시가 그리는 풍경들이 소담한 추억으로 앨범을 장식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한옥마을의 거리들을 비롯하여 영화의 거리, 동문거리, 덕진, 전주 근교까지 간단한 지도 그림이 그려져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으로 인해 전주라는 도시, 그곳으로의 여행을 위한 짐을 꾸리는 계획도 잡아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