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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에서 전도 유망한 투수로 활약하고 있던 모로오카 가쓰히코가 불에 탄 시체로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이번 고시엔 지역대회에서의 강력한 우승후보 고교였던 마쓰다 학원의 투수 모로오카 가쓰히코,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던 학생이었다. 그러하기에 라이벌 의식을 가졌던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 중의 야마세 히로시는 더욱 심했다. 히로시는 모로오카와 함께 뛰어난 야구 선수였지만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는데, 자신이 밟아보지 못한 고시엔의 흙을 모로오카에게도 밟을 수 없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협박장을 보내고 타자 인형 사건을 일으키고.......그리고 이번 사건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모로오카를 불태워버리는 사건을 말이다. 그리고 그 괴로움에 자살을 선택하고마는 히로시.....

형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형이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되었음에도 그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범인이라며 유서를 남기고 죽은 히로시, 그를 용서하고싶지 않았다.

가출을 일삼기만 하는 문제아이 신야는 모로오카의 동생이다. 부모님의 사랑은 오로지 형에게만 향해 있었지만 신야 역시 형을 무척이나 사랑했었다. 신야는 형이 히로시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무언가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싶었는데, 결국 형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신야는 형의 죽음을 다시 조사하고 싶다. 히로시 혼자서 해낸 일은 아닐 것 같았기에 그 배후를 밝혀야 했다. 하스미 탐정사무소의 가요 짱과 함께 형의 사건을 파헤쳐가면서 드러나게 되는 다이도 제약에서 행해졌던 어린 야구와 축구 선수들을 이용한 임상실험 사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다이도 제약회사에서는 비밀리에 넘버 에이트의 효과를 실험하고 있었다. 어린 야구와 축구선수들에게 운동장을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스포츠 음료를 구입하게 만들었는데, 그 안에 몰래 넘버 에이트를 넣은 것이다. 그러다 미국에서 넘버 에이트의 부작용이 발표되면서 그 임상실험을 그만두게 되었지만 임상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소다의 협박을 받게 된다.

퍼펙트 블루, 실은 넘버 에이트가 미국에서 불리던 이름이라고 한다. 푸른색의 약이라는 그 약으로 임상실험을 당하게 된 어린 야구선수들 중, 어떤 아이는 유망한 고교 투수가 되었고, 어떤 아이는 부작용으로 몸이 망쳐졌고, 어떤 아이는 죽기까지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지 않은가. 획기적인 신약을 갖기위한 제약회사의 부도덕한 과거의 만행이 현재의 슬픈 사건을 일으키고 마는 이 책, <퍼펙트 블루>는 신야가 형의 의문적인 죽음을 파헤치면서 드러나게 되는 제약회사의 부도덕함과 생각지도 못 했던 사건의 진실, 형의 진짜 범인을 만나게 된다. 슬픈 진실을....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라는 그 이름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또한 야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추리 소설을 좋아라 하니 끌리는 요소가 많은 책이었다. 처음에는 고작 라이벌 의식때문에 사람을 협박하고, 학교 간의 모략을 세우는가 싶어서 씁쓸했다.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멋진 승부를 벌이면 좋을텐데 뒤에서 행하게 되는 행동들이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리고 제약회사의 부도덕한 임상실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 비열하고 야비한 세상에 숨이 턱하니 막히는 답답함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범인의 모습을 만났을 때는, 입은 있었으나 무어라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단순히 범인을 몰아세우며 비난할 수 없었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 선택이 입을 다물어 버리게 만들었다. 그의 선택이 옳았을까, 정말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정~말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사실 모든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어떤 진실은 묻어버려도 좋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눈물을 삼키며 진실을 묻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자신의 고통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염시킬 수는 없었으니깐....

모르겠다. 그가 감추고 싶었던 진실 그리고 모든 것의 비리 앞에서 정면 돌파를 하고싶어 했던 모로오카와 신야, 이 책을 덮는 순간이 먹먹[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