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하면 생각나는 것은 도시락이다.   그리고 요즘은 점심 도시락을 사가지고 다니는 직장인 남편들이 더러 있다.   그럴때마다 주부들은 도시락 반찬이 고민된다.   정성이 듬뿍 담겨있으면서 건강식의 멋스러움이 함껏 풍기는 도시락을 만들어 보고싶다. 

 

  어린시절 도시락 반찬의 단골메뉴는 정구지 김치였다.   그리고 덤으로 밥 위에 얹어져 있던 계란 프라이..

  도시락이 담겨져 있던 가방 안은 김치 냄새로 가득차서 숨 쉴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가방 속 책과 노트들이 당시 거의 매일 질식 직전이었을 것이다.   간혹 가다가는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책과 노트에 김치국물이 흩뿌려지게 물들기도 하고..

 

  닭가슴살버터구이에 두부조림과 느타리버섯볶음으로 알찬 도시락을 꾸미는 법이 이 책의 첫장을 장식한다.   음, 기대되는 도시락 메뉴들의 집합인걸, 차근히 책장을 넘겨본다.

  두부김치에 넣을 두부 하나도 하트 모양으로 만들고 감자볶음에 더덕고추장구이를 반찬으로 배정한다.    장떡과 애호박새우젓볶음에 소시지부침은 남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듯 하다.   새싹채소월남쌈에 가지튀김과 애호박채소말이는 도시락의 품격까지 높여주는 듯 하고, 함박스테이크에 브로콜리샐러드와 콘옥수수샐러드는 뉘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  

 

  계절에 따른 제철음식으로 만든 도시락도 보여준다.   봄에는 쑥전과 두릅전을, 여름에는 수박나물을 말이다.   주위의 동료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일품 도시락, 아내의 센스를 뽐내어보자.   튀김정식과 두부보쌈이나 산채비빔밥은 모두가 함께 나눠먹어 즐거운 도시락이 될 것이다. 

 

  아이의 운동회나 가족들과의 피크닉 도시락은 주위의 부러움을 어깨에 올리며 으쓱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칠색주먹밥과 또띠아말이, 오보로꽃김밥, 연어샌드위치 등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뭐니뭐니해도 캐릭터 도시락이 최고이지 않은가.   아기호랑이도 만들어보고, 호빵맨으로 모양을 내어 보기도 하자.  

 

  아이와 남편의 어깨에 힘을 업 시켜줄 수 있는 멋들어지고 정성진 도시락의 레시피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책 <여보의 건강 도시락>, 이제부터 내가 만들어낼 도시락도 평범함에서 벗어난 건강식과 멋들어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아, 즐거운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