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의 깃털을 찾기 위한 여정에 올라선지도 몇 해가 지나가고 있다.  우선 그녀가 만나야 할 사람은 예지자 클라우커스 그러나 그는 자꾸만 그녀를 피하기만 한다.  이런 상황에 불의 도마뱀 사라만다의 도움으로 자수정의 수호자이며 예지자인 다중생명의 클라우커스를 만나게 되고, 그는 불새의 깃털을 찾을 때까지의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아스파샤는 운명의 상대 바헬과 그리스로 향해가던 중에 산적을 만나게 된다.  아스파샤는 산적들에게 붙잡히고, 바헬은 칼에 찔려 죽음의 신에게 영혼을 빼앗긴 상태가 되고말지만 산 속에 쓰러져 있는 바헬을 알아보는 샤르휘나는 그를 살려내기 위해 지나던 길에 있던 파멸의 신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파멸의 신전이라면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녀들의 로망이 되는 에일레스가 있는 곳이지 않던가.  아, 그립고도 그리웠던 에일레스....

  파멸의 신전에 들어가서야 그곳이 에일레스의 신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샤르휘나, 옛 기억이 떠오른다.  사막에서 기력을 잃고 쓰러져 있던 그녀를 그냥 내버려두고 갔던 냉정했던 까만머리칼의 그 사람.  하필이면 바로 그 사람에게 언니의 운명의 상대인 바헬을 살려달라고 부탁하게 되다니, 그래도 어쩌랴.  샤르휘나는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다할지라도 바헬을 살리고 싶다.  살려달라는 샤르휘나와 살려주기 싫다는 에일레스는 칼 싸움을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여태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던 샤르휘나가 여자임을 알게 되는 에일레스, 드디어 떨쳐낼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었음을 직감하게 된다. 

 

 

  바헬의 목숨을 구해주기 위해서는 사라만다의 심장이 필요하다는 에일레스, 바로 그 심장을 구하기위해 불의 나라에 간다.  그리고 또한 죽음의 신을 찾아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샤르휘나, 그녀를 위해서 죽음의 신에게 대항하고, 온 몸이 찢겨지는 상처를 안으면서까지, 차가운 파멸의 신 에일레스가 오직 샤르휘나를 위해서 자신의 안위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샤르휘나를 사랑하게 되는 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멋진 남성 둘은 무척 다른 매력의 소유자들이다.  마카엘, 여자처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이면서 사랑이란 이름을 오로지 헌신으로만 보여주는 부드럽고 자상한 무척이나 따스한 사람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언지 너무나 정석대로 보여주는 사람, 너무나 여리디 여리게만 보이는 미카엘은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 새의 깃털에 포근히 누워있는 것마냥 안온한 따스함을 묵묵히 안겨주는 사람이다. 

  까만 긴 머리칼을 휘날리는 순정만화계의 킹카 에일레스는 남성적인 외모의 소유자이다.  그렇다고 우락부락은 절대 아니고, 미카엘처럼 고운 외모도 아니지만 강인한 체격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자~알 생긴 전사의 카리스마가 잔뜩 베어있는 그래서 그 어떤 포악한 폭풍우 속에서도 거뜬히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어 줄 것 같은 사람이다.

  그렇다.  미카엘은 목숨을 바쳐 사랑을 하는 사람이고, 에일레스는 목숨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어 주는 사람이다.   사랑은 희생이면서도, 사랑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지켜내어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죽어서 그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끝까지 그 사랑을 지켜내는 것, 에일레스도 미카엘도 샤르휘나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생명의 불이 얕아져가도 그녀를 사랑하는 일에 두려움도 주저함도 없다.  그들은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니깐, 그 소중한 것을 위해 살아가는 에일레스와 미카엘에게 소녀들은 사랑의 심장을 품을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 5]편은 에일레스가 드디어 샤르휘나가 여자임을 알게 되는 무척 중요한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인상적인 구절-명부에 들어간 에일레스가 샤르휘나를 위해 싸우는 장면]

에일레스는 별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가 <죽음의 향혼>에 빠져 전혀 무방비 상태였을 때-

그는 죽음의 하이애나 떼들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