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영화 학습서와 이론서에 지루해 하거나, 어쩌면 영화를 '예술'로써의 영상 언어로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영화 이론은 말그대로 창의적 생각을 제한하고 일반적인 이론 관념에 묶어둘 수 있는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영화학교에서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영화 이론들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많이 이끌 수 있을까?', '쉬지 않고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방법'등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이론서적들이 대형서점 영화 패널에 난무하다.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너무 딱딱하다는 것이다. 9,000원의 돈을 주면서 직접 영화관에서 두시간여의 시간을 투자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더 좋은 영화를 보고싶다. 아니, 좋은 영화를 보고싶은 관객이 있다. 좋지 않은 영화를 보고싶어 하지 않는 관객은 없다. 하지만, 관객들은 어떤게 좋은 영화인지, 9,000원이라는 재화적 금액과 시간적, 공간적 낭비로 이어질 수 있는 안타까운 영화가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영화 '산업'의 시대에 영화 '예술'을 고집하고 있는, 그로 하여금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시대 21명의 감독들과의 인터뷰가 담긴 책이다. 세계 영화의 흐름인 할리우드, 영화의 본고장 프랑스 부터 아시아의 오우삼까지, 각자의 색깔이 너무 독특해 더이상으로 비교의 형용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입이 떡 벌어지는 거장들의 인터뷰를 담아냈다. 흔이 생각되는 인터뷰의 주고받는 형식이 아닌, 인터뷰어의 내용을 배제한채, 감독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방식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자연스럽게 규칙적인 질문들이 감독의 입에서 스스로 내뱉듯이 들려온다. 

"영화 수업을 가르칠 생각이 없는지", "실질적인 카메라의 위치", "영화감독이라면 시나리오를 직쩝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와 같은, 실질적으로 영화감독을 지망하거나 현직 영화 감독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부로 와닿을, 다시 말하면 결코 허망한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지 않는다. 예쁘장한 말들과 형식적인 질문들을 배제하고 촬영장이나 시나리오 집필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부딛치는 한계나 극히 개인적인 방법들을 조곤조곤 이야기 하듯이 내뱉는다. 어쩌면 내가 읽어본 많은 책들 중에서 이처럼 다양한-훌륭하기 까지 한-감독들의 인터뷰형식의 도서에서 이처럼 솔직하고 감정적인 도서는 읽어본적이 없는 것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장인 '장 뤽 고다르'의 누벨바그 시대와 비교한 현 '작가주의'에 대한 비판적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ozwon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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