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병’ 이라고 들어보았는가?

보통 사랑에 대해 말할 때, 한때 폭풍처럼 스쳐지나가는, 이라던가 머릿속에서 종소리가 울리는 이라며 은유적, 혹은 시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 이렇게 ‘질병’이라는 입장에서 말하지는 않는다. 사실 나도 이 책에서 처음 본 단어이다. 분명 ‘사랑병’에 걸렸다가 잘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데도 말이다. 트라우마를 가지게 될 수도 있고, 평생을 마음의 짐을 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저자가 말한대로 ‘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사랑병은 누구나 한번쯤 겪고 지나가는 홍역 정도로 받아들이는게 현실’인만큼 사랑은, 그래서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랑에 관한 에세이’라 생각하면서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눈물지을 준비를 했다면, 당장 그 눈물 거두시길. ‘사랑’ 이후 그 사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치유기다.

그런데 말이다... ‘사랑’을 했을 뿐인데... 그럴 뿐일텐데... 치유법은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하다.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싶지만, 저자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아!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보니 사랑은... 정말 ‘병’이 맞긴 맞나보다.

 

Love Sickness

: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증상들을 통틀어 말함.

사랑병은 꼭 사랑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달콤한 사랑의 감정에 푹 빠져 행복해하는 사람들 역시, 이 사랑병을 피해갈 수는 없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이 사랑병의 증세가 우리가 치료하는 정신병 증세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뭔가 섬뜩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좀더 ‘현실적’ 이라 표현하고 싶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보겠다는 의지도 느껴지고, ‘사랑병’에 빠져 있는, 혹은 ‘사랑병’이 나았지만, 제대로된 치료가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때로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가 당사자들에겐 더 큰 위로와 약이 도리수도 있지 않을까(프롤로그 중) 하는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시길.

 

각각의 사랑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이 내게 이야기해주는 것은 어쩌면 이것이 아닐까 싶다.

진심을 다해 온마음으로 사랑을 한 당신은 이렇게 아픈 것이 당연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역시 필요한 것이고. 도움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그리고 그 도움으로 진심을 담은, 온마음을 담은 또다른 사랑에 빠지라고 한다.

굳이 사랑은 위대하다고 떠벌리지 않아도, 그것이 설령 병으로 치부될지라도 포기해선 안될 것이 ‘사랑’이 아닐까.. 언제나 게으름 때문에, 귀찮음 때문에, 라는 갖은 핑계로 사랑에서 멀어지기를 바라는 나에게 책은 그렇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두번은사랑하지못하는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