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아이들이 아프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아침에만 6명! 신종플루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등교하는 아이들에게도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야지 하며 집어든 책이다. 
     첫 장부터 전염병과의 싸움이다. 옳거니! 이  책은 신종플루의 유행을 겨냥해 출간된 책일 거야. 하지만 신종 플루 이야기는 첫 장이 끝날 때까지 없다. 문답 형식으로 깔끔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정보를 제공해주는 방법도 괜찮다. 두번째 장은 항생제다. 이것도 아이들이 병원이나 약국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니 생소하지 않을 듯싶다.  기다리던 신종 플루에 대한 정보도 감기와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 세 번째 장은 약간 전개상 생뚱맞은 느낌을 받았다. 차라리 마지막 장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었다. 의학의 발달과 비슷한 이야기다.  질병과 의학 이야기라는 제목이 친근감은 없지만, 33가지 이야기로 엮어진 보따리는 읽을수록 잘 풀린다.
     다음 날, 아이들에게 이 어려운 질병 이야기를 쉽게 전달해야겠다 마음 먹고 보따리를 풀었다. 그런데 1학년 아이들에게서도 천연두, 우두, 항체 등 전문적(^^)인 용어들이 술술 나오지 않겠는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몇몇 책을 통해 읽은 내용이 만만치 않다.  김구 선생님이 마마를 앓으셨잖아요~ 우두에 걸린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아요~이런이런 내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신나게 풀고 있다. 물론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 설명도 해 주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살짝 다가가 개인적으로 물었다. 00야, 그거 어떻게 알아?~만화책 00 에서 봤어요. 독서평설 잡지에서 읽었어요. 텔레비전에서 나왔어요~그렇다. 나처럼 머리 굳은 어른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야기들을 아이들은  그냥 받아들이는거다.  신종플루 유사 환자 아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나또한 그저 지나쳤을 질병과 의학이야기. 기회가 되어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풀어 이야기를 나눠보니, 의학도 별게 아니고 질병도 별게 아니다.
   그럼에도 3일 후 우리반은 임시휴업 조치가 내려졌다. 신종플루녀석은 생각보다 감염 속도가 빠르다. 의심환자 수가 학급 재적의 절반이니~책을 읽고나서 생겼던 안심은 학급휴업령으로  태산같은 근심으로 바뀌었다. 덩치 큰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게 바이러스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