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른과 함께 읽는 동화로 되어있다.  창작동화 시리즈인 빨간 우체통 시리즈 중 5번째 인 단미공주인데, 어름과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일까 어른도 읽고 아이도 읽을 수 있는 책일까 아니면 어른이 아이들에게 읽기를 바라는 책일까~나는 마지막을 선택했다. 내가 어렸을 적(그러니까 30년 전~) 그 정서가 있는 책이다. 어른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너무나 단정한 구성이다.
   사랑에 대해 구태의연한 그러나, 정답에 가도록 이 이야기는 풀어진다. 사랑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말하는 것,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행동이 진실이라면 전해지는 법-요즘처럼 쉽게 말하고 쉽게 사랑하고 쉽게 판단하며 헤어지는 어른들에게도 분명 전하고 싶은 내용이다. 과연 비류왕자와 단미공주처럼 따뜻한 햇살같은 사랑을 아이들도 느낄 수 있을까!
   초원국의 왕자인 비류는 수호화를 찾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가 다른 나라의 공주가 그렸다는 꽃을 보고 반한다. 힘든 여정을 헤치고 그 꽃과 공주를 미몽국에서 찾는다. 그러나 미몽국 공주인 단미공주는 이미 석왕국 왕자와 정략결혼을 약속한 사이, 공주가 머무는 궁에 있는 능소화의 묘목을 얻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한다.
   그러나 이미 마음을 주고받은 사이인 비류와 단미.  비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나라를 맡게 되었으나, 단미는 청혼에 불응하여 나라가 침략을 당하여 피난하는 신세가 된다. 뒤늦게야 미몽국의 정세를 전해들은 비류는 단미공주의 진심을 알고 찾아보나 소용이 없었고 단미공주가 보낸 서찰에서 보냈다는 신하를 찾아 초원국을 샅샅이 뒤지게 한다. 그러나 이미 그 신하는 죽었고, 죽기 전 심은 능소화 묘목을 캐 그가 지은 궁에 심게 한다. 하지만 영 자라지 않자, 나라 안에 방을 뛰워 능소화 재배가 가능한 정원관리사 두 명으로 돌보게 한다.
   잘 자라지 않던 능소화가 꽃을 활짝 피운 것에 발이 절로 정원사 처소에까지 가게 된 비류는 정원사 두 명 중 한 명이 단미공주임을 알게 되나, 화상으로 얼굴에 큰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비류는 마음이 흔들린다. 여전히 비류를 사랑하나 자신의 외모가 전과 다르기에 자신의 처지가 전과 다르기에, 단미공주는 비류의 나라를 떠나 미몽국을 되찾는 일로 길을 떠나게 된다. 단미공주가 떠나자, 자신의 마음을 확신한 비류는 석왕국과의 전쟁에 초원국이 동맹함을 전하고 전쟁에서 승리한 후 단미공주에게 청혼하게 된다. 그 뒷이야기는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으며, 능소화가 활짝 피었다는 해피엔딩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 읽었던 고전-권선징악, 또는 남녀가 주인공인 이야기에서 많이 보았던 구성이다. 그래서 어쩐지 요즘 나온 책이라고 하기에는 시시하기도 하고 옛날스럽기도 하다. 단정하고 아름다울 것같은 단미공주라는 이름도, 백제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온조의 형인 비류가 주인공 왕자 이름인 것도 이 책의 내용이 전혀 낯설지 않게 느끼게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호화라는 것-나를 지켜주는 꽃을 하나 정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다. 비류의 꽃이자 단미공주의 꽃인 능소화가  참 예쁘게 나오는 것도 그렇다. 덩굴꽃으로 그저 보던 꽃이었다. 의미를 부여하니, 그 이름이 참 멋지다. 외모를 중시하는 요즘에 주인공이 화상입은 공주라는 것도 특이하다. 가지고 있던 것을 다 잃어버린 공주를 선택하는 것은 주인공인 남자라면 당연히 그리할 것이나, 요즘 세상에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어쩌면 오늘날처럼 점점 여자들의 힘과 능력에 더 두각을 보이고 있는 세상에서 저자는 단미공주와 같은 여자들이  더 많기를, 결점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배우자도 사랑할 비류와 같은 남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그런 어른들의 바람을 넘어서서 우리 아이들은 진실로  갈등을 넘어서서 '~임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상대방의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고 사랑할 수 있는 세대가 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