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에 대해서

   노예 이야기임에 눈물을 쏟을 것같은 감성짙은 책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나의 편견이었다. 너무나 담담하게 전개될 뿐아니라, 정말 감정이 없는 사람인양 노예들의 모습도 그렇다.
  이 책에는 차례가 없다.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읽을 때에는 사람들을 연결시키느라 사건을 연결시키느라 행간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활자를 따라가기만 했다고 해야 할까? 두번째에는 순서를 써가며 책을 읽었다. 막간극은 빼고 읽으면 사건이 전개된다. 
  막간극은 인물 중심이고, # 장면 번호는 장소 중심이다. 그래서 이것을 연극 대본이라고 할 수도 있고(그러자니 장면이 많은 편이 된다), 영화 시나리오라 할 수도 있겠다. 지문과 대사, 나레이터가 있는 듯한 전개이니.

#2. 엠마

  엠마의 부모는 버틀러 농장의 노예이다. 그래서 엠마 또한 노예가 되었고, 버틀러 씨의 두 딸을 양육하는 제법 쓸만한 노예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버틀러 씨는 노름으로 인한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어서 데리고 있던 노예들을 대부분 팔게 된다. 노예상인의 욕심으로 괜찮아 보이는 엠마도 헨필드 부인에게 팔린다. 열 두 살 엠마는 그 순간에도 두 딸이 받을 상처를 걱정하고, 엠마의 아버지는 주인이 자기까지 팔게 되면 혼자 남을 부인을 걱정하여 내색할 수도 없다. 노예의 슬픔은 슬픔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드러내놓고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엠마는 헨필드부인의 어린 자녀를 돌보게 되고, 그 집으로 같이 팔려간 조가 있어 옛 일을 회상할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며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조는 헨리라는 백인에게 글자를 배우게 되고 자유에 대한 열망을 끄집어낸다. 이제는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자유가 있는 곳을 향해 목표를 갖게 되고, 조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탈출하고자 헨필드 집안의 노예인 샘슨의 아들인 찰스 가족과 함께 힘든 탈출을 결정하게 된다. 샘슨은 이를 알고 말렸지만, 찰스는 아버지를 버리고 아이를 잃는 슬픔을 겪으며 엠마와 함께 탈출에 성공한다. 
  필라델피아에서 우연히 만난 버틀러의 전 부인인 패니에게 그곳 또한 안전하지 않음을 듣고, 도움을 받아 캐나다로 옮겨가게 된다. 버틀러의 큰딸로서 엠마를 좋아했던 세라는 아이의 이름을 엠마라 지었고, 엠마 또한 자신의 딸을 세라로 지었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나중에 알게 된다. 백인과 흑인, 주인과 노예가 아닌 서로 감정을 나누었던 따뜻한 마음의 두 사람은 서로를 잊지 못한는 사연을 아이들의 이름에 담은 것이다.
  엠마는 손녀인 제시 메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면서도 감정에 치우지는 법이 없다. 담담하게 그저 있었던 일을 들려줄 뿐이다. 할아버지가 노예들을 자유롭게 할 전쟁에 나가 돌아가신 이야기, 노예경매가 있던 그 때에도 노예제도에 반대하며 도와주던 백인들이 있었다는 이야기, 엠마가 필리던 날도 제시의 엄마를 낳은 날도 비가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세라에게 했던 것처럼 착한 마음씨를 지니라는 말을 남긴다. 그 날도 비가 내렸다.

#3. 줄리어스 레스터

   이 책을 쓴 작가인 레스터는 1859년 미국 조지아 주 사바나에서 열린 역사상 최대의 노예경매에 관심을 가졌다. 이 책은 며칠 동안 지속된 노예경매를 통해 엠마를 만들어 실존 인물이었던 버틀러 부부와 연결지어 이야기를 만들었다. 
  심경의 변화를 많이 일으킨 샘슨을 통해 노예제도에 대하는 노예를 살펴보게 하며, 주인에 충성하는 엠마 가족을 통해 주인과 노예의 유대감 또는 배신감을 보여준다.   패니 캠블과 헨리를 통해 노예도 같은 사람임을 알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그 때에도 있었음을 만들었다. 제프리는 노예제도보다 더 사랑을 갈망했으나 이루지 못했고, 노예상인은 백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자신의 몸도 돌보지 못하는 말년을 보낸다. 
  여러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막간극에서 풀어주고 있으며,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잘 버무려져있어 무거울 수 있는 노예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