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아주 예전엔) 나이가 들어 노망이나, 망령과 같은 노인성 정신질환이 흔한 병이었다.

으례 갈 때가 되면 온전하던 정신도 벌써 저만치로 날아가 버리고, 남은 육신을 마저 태우고 저승으로 가는 듯..

하지만 언제부턴가 '치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치매라는 질환은 마치 나병 환자보다 더한 질환인 듯 그 병을 앓는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에게 까지 그 업을 따지고 들게 되는 지독한 병이 되어버렸다.

완서님은 이렇게 고정불변했던 생각마저 바뀌게 만드는 글을 쓴다.(적어도 나에게는..)

60대 노인들은 딱히 내 세울것이 없다.

일제치하 속 독립투쟁과 같은 역사적인 일을 치르지도 않았고,

그저 느닷없이 터진 6.25 전쟁통도 몸소 느끼지 못했고,

80년대의 민주화의 열기도 제대로 열망하지 못한 어중이 떠중이 같은 나이가 바로 60대이다.

완서님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난 1살이 더 먹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