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과거의 명화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는 준세이.

그래서 일까? 현재를 살아가는 그의 사고는 과거로 향해있다.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141

아오이를 대신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메미.

아니, 애초에 그녀를 대신할 그 어떤 존재도 믿지 않는건지도 모른다. 과거를 향해 나아가는 준세이에게 존재하는 유일한 여자. 아오이.

그녀를 내쫒은 것도 준세이이고,

그런 그에게 단 한번의 변명없이 말없이 뒤돌아선 아오이이다.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지?

아오이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생각했고, 믿음이 없다면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 여겼다.

어렸다 그들은.

십여년의 시간이 흐른 후 알게 된 이별의 진실.

준세이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할아버지의 죽음도 뒤로한 채 달려간 곳 두오모.

그녀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이때까지가 아닌 앞으로도 그녀를 마음 놓고 사랑할 수, 또는 후회할 수 있을 것같았다.

한 계단 한 계단 높은 두오모의 꼭대기 만큼 준세이의 마음도 하늘과 맞닿아간다.

아오이와의 거리도 좁혀만 간다.

백년의 시간.

만남이라는 기세를 타고 우리의 열정에는 불이 붙고,

냉정에는 물이 뿌려졌다.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