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42세에 이 세상을 떠난 한 물리학자가 사람의 기억 속에 희미해질 것 같은데 그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

고 또 이휘소라는 책이 여러 권 나와 우선 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은 말을 할 수 없어 그에 대한 평가는 책에 쓰여진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편견이 그 사람을 두번 죽게하는 일이 있고 우리는 그런 사실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는 일이 흔히 있다.

나는 전에 읽은 소설을 통해 이휘소는 핵물리학자로 박정희 대통령 당시 우리나라의 핵개발 계획에 관여하였고 미국의 음모에 의

해 교통사고로 타계한 불우한 과학자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휘소 평전”을 읽고 내가 생각하고 단정한 일이 얼마나 그릇된 일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우선 저자에게 신뢰감이 갔다. 저자는 물리학자로 이휘소 박사에게서 직접 박사논문을 지도받은 제자로 이휘소의 가족과 친지들과

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참고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저자도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여지껏 나온 책들에 의해 이휘소가 잘못 알려진 것이 역사가 지나면 그대로 사실화될 것 같아 안타까

워 사명감으로 썼다고 했다.

비교적 쉬운 문체로 한숨에 읽어 내려갔다 이휘소의 업적인 ‘게이지 이론’이나 ‘참입자 탄생’ 그 밖에 전문적인 논문에 대한 것은 이

해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그냥 편하게 지나치며 물리학의 분위기만 느끼고 읽었다.

어려운 물리학을 저자는 쉽게 설명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미국 이름이 벤저민리인 이휘소는 소립자 물리학자이며 저자는 우리에게 ‘바위돌 깨트려 돌맹이 /돌맹이 깨트려 조약돌 /조약돌 깨

트려 자갈돌/이런 식으로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소립자 쿼크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휘소는 학창생활에 6.25전쟁이 나 사회적 여건이 모두 어려운 상태였다.

서울대 화공과에 다녔으며 물리에 관심이 더 많아져 전과를 원했으나 전과가 되지 않아 마침 한국전 참전 미군장교 부인회가 후원하

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가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가 대학에서, 연구소에서 밤낮으로 연구에 치열한 노력을 하고 거기에 천

재성까지 있으니 발표하는 논문마다 학계의 인정을 받고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휘소의 연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만큼인

지 책의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할애를 했다기 보다는 이휘소 자체가 열정덩어리이니 이휘소의 그대로의 모습일 것이다.

오죽하면 동료들 사이에 별명이 ‘팬티가 썩은 사람’이라고 통할 정도였을까?

30세에 이미 유명대학의 정교수가 되고 세계의 석학들과 학식을 주고받으며 대등한 토론을 펼쳐 놀라운 결과의 논문을 발표한다. 사

망 당시 정상급 물리학자의 입지를 굳혀 세계 입자물리학의 메카인 페르미 연구소에서는 조기가 게양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학계

에서 얼마나 존경을 받고 있었는지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의 영결식에서 페르미 연구소 소장이 한 추도사는 이휘소라는 물리학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려준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고에

너지물리학자들이 모인 영결식장에서 ‘이휘소는 현대 이론 물리학자 20인에 포함될 정도로 탁월하고 현재의 물리학의 황금기는 이

휘소가 큰 공헌을 하였다’고 하였다.

그가 살아 있으면 노벨 물리학상의 후보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공감을 하게 되었다. 42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논문 100여편은 인용횟수가 1만회에 이르러 물리학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199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네델란드의 토프트는 노벨물리학상 시상식장 수상 소감에서 ‘양자역학에 대하여 엄청나게 공부한 이

휘소 박사를 만났던 것은 하늘이 내려준 행운이었다’고 찬사를 보낸 것으로 미루어 세계의 학계에 차지한 그의 위상을 미루어 알수

있다.

그는 서울대학 차관심사로 한국 과학의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