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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가족도 아닌데도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야. 너두 그 사람을 사랑하고 너랑 날마다 함께 노는 사람. 사람들은 서로 비밀을 얘기해. 슬플 때는 도움을 주기도 해." .. "여기 있는 바위랑 꽃들이랑 친구도 될 수 있어?" "물론이지 많은 것들을 네 친구로 만들 수 있어. 바위랑 꽃들은 좋은 친구가 될 거야. 강아지와 새들도 그렇고. 그리고 내 생각이 달라졌어. 나도 네 친구가 될 수 있어. 당연히 될 수 있고말고. 나이는 좀 안 맞지만 말이야. 너는 내 친구야. 아주 특별한 친구." 앤을 사랑을 키워준 일라이저 언니와 어린 앤의 대화였어요.
페이지 : 93~94쪽

금요일에 책을 받았어요.
처음엔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언제 읽나 싶었어요. 
어린 아이 둘을 키우면서 언제 이책을 읽고 서평을 쓰나 싶었어요.
그건 제가 책을 펼쳐 읽는 순간 날아가버린 기우였답니다. 
책에 홈빡 빠져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책을 읽어주는 것도 잊고 오로지 책을 읽기 바빴어요.

앤의 부모 월터와 버사의 죽음에서는 펑펑 울리고 하면서 우리 아이들을 찐하게 안아주었답니다. 이미 앤의 부모가 죽는다는 것도 토마스집과 해먼드집에서 고아원으로 간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앤이 겪는 모든 아픔이 나의 아픔인양 절절하였는지 모릅니다.
앤이 만나는 참 많은 사람과 앤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친구들이 앤의 삶에서 때론 행복으로 때론 슬픔으로 남았을텐데 그래도 밝은 앤이 참 고마웠어요.

<빨강머리앤의 어렸을 적에>를 읽으면서 밤을 꼴딱 새워가면 읽었습니다.  책을 덮기가 정말 쉽지 않았어요. 다 읽고 난뒤에 책을 덮었을 때 앤이 초록색지붕의 집으로 오기까지가 참 길었구나..하지만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받으면서 조금이라도 어린시절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빨강머리앤을 사랑하면서 어린시절을 함께 해온 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버지윌슨이 참 잘 썼구나 싶을거에요.

원래 시리즈는 환영을 받지 못하는데 이 책은 정말 다르네요. 몽고메리도 읽게 된다면 앤의 어린시절이 이랬을거야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릴거에요.
참 좋은 책을 이 겨울이 올 무렵 읽었네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