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위스키-그 전설의 고향을 찾아서

우판사지음

세림출판

 

 

 

현실을 살아가다가 문득 모든 것 다 정리하고

어디론가 근심걱정 없이 훌훌털어버리고 떠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여행이란 늘 설레게 하고 두근거리게 하는것임에 틀림없지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일랜드에서 느꼈다던 녹음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스콜트 랜드에서 느꼈던 저자의 느낌도 알지 못합니다.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들이 보고 느꼈던 것을 말입니다.

 

저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잔의 술 안에는 사람사는 냄새가 있습니다.

인생이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이 있고,

환희와 아픔이 있고,

애정과 배신이 있습니다.

그 사람 사는 냄새를 맡고 싶었습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속에 깃든

스콧트랜드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위스키 속에 배어든

 히스라 불리는 작은 관목의 향기를 맡고 싶었습니다.

 

위스키의 맛은 모르지만

위스키 안의 인생 맛은 알겠습니다.

하나의 증류소에서 한가지 종류만 생산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있다고 합니다.

누구도 같은 인생을 살 수 없는 것,

그렇지만 개개인은 모여서 또 다른 하나, 공동체가 됩니다.

싱글 몰트 위스키 또한 다양성이 하나로 합해져서 블렌디라는 또 하나의 위스키가 된답니다.

 

첫번째 증류기를 한번 통과하면 30%정도의 알코올 농도를 갖게 되며,

 다시 스피릿 스틸을 통과하면 70%이상의 고농도 알코올이 만들어 지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시련의 연단을 통과 할때마다

더욱 그 맛이 짙어지는 것이 위스키를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숙성이라는 단계는 매우 중요하지요.

위스키가 오랜 세월을 참나무 통안에서 잠을 자는데

이 잠을 자는 것은 단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 성숙의 단계가 참으로 중요하지요..

때론 오랜 침묵이

자신을 더욱 깊고 풍부한 맛이 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