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읽는다기보다는 조용하면서 생기가 넘치는 그녀의 일상을 보고 듣는다는 표현이 어울려보인다. 

저자는 미국인 마이클과 결혼하며 점잖고 아름다운 시카고를 거쳐 자유롭고 창조적인 기운이 넘친다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시카고의 정적인 모습보다 브루클린의 동적인 모습들이 자신과도 잘 맞다고 한다.

일상, 요리, 문화 그리고 환경 등 세세한 일상의 이야기가 적혀있는 책이다.

 

책을 읽기전까지는 브루클린을 영화에서 몇번 들었던 기억의 선입견밖에 없었는데,  저자의 브루클린 예찬(?)을 보면서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뇌리에 새기게 되었다. 보통 갱스터영화같은데서 지명이 많이 불려서 그런 듯하다. (뭐 저자도 가끔 흑인들이 모여있는 곳은 뜨끔한단다. ^^)

 

저자의 아기자기한 일상들을 들여다보면 로컬푸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주말에는 마켓을 돌며 장을 봐온다는 것부터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좋다는 부분이며 (아... 참고로 서울도 자전거 도로가 생각보다 잘 되어있어서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었다.) 감사의 연속이다.

정재은씨의 낡고 오래된 집은 1902년 지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며 그들의 자취, 숨결을 느낄수 있는 것 같아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넓지도 않고 낡은 집이지만 1층을 홀로 사용하여 자신의 키의 3배정도 되는 높은 천장등은 오히려 넓게 보여 좋다고 한다.  높은 천장과 오래된 장식등을 상상하다보니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였다. 

이 책을 보며 여자들의(특히 결혼한 주부) 감성을 잘 자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전문요리사인것 같은 요리솜씨를 (실제 저자는 이전에 요리책을 한권 집필하였다.) 그리고  주부들이 일상에서 공감할만한 생활의 아기자기한 여러부분들과 환경보호운동등이 그러했다. 20대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의 재발견이라는 그녀의 30대초반 모습은 왠지 공감이 많이 간다.

 

책을 읽는 내내 정재은씨의 여유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느리게 살면서 즐기는 삶의 일상을 보며 한국에서의 스피디한 삶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브루클린 예찬론을 보며 그 못지않은 우리 동네 (강동구)의 작은 일상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잔잔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엿보며 머나먼 타국이지만, 한국인의 소소한 정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