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읽어본 책 중 가장 몰입도가 높았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머릿속엔 한 편의 영화같은 장면들이 지나간다.

 

비포선라이즈라는 영화를 본 적 있는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리는 느낌만으로 처음만난 낯선사람과 여행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에게 그런 사랑이 찾아왔다. 운명같은 사랑이...

영화의 첫 장면은 거기서부터다. 빈*의 광고카피처럼 그 남자가 아영작가님의 마음속에 들어가기까지 단 세 시간으로 충분했다.

 

그녀의 벼락은 그 때부터 시작이었을까? 운명의 얄궂은 장난에 시달리는 그녀의 삶이 펼쳐진다.

장거리 연애 - 뜻 밖의 선물 - 아버지의 결혼 허락 - 비정기 발령 - 초보엄마가 되기까지

멈추지 않는 롤러코스터처럼 거침없이 몰아친다. 하지만 이것은 시즌1에 불과했을 뿐

그녀에게는 더욱 더 강력한 시즌2가 기다리고 있었다.

 

롤러코스터의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바로 추락 직전의 오르막이다. 내리막이 있음을 알기에 더 두려운 법. 알레스카에서 날아온 선물. 그것은 실로 거대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알레스카의 빙하처럼 아름답지만 차가웠다. 그 혹한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견뎌냈다.

 

청천벽력 같았던 삼둥이의 선택유산권고 - 운명적 귀인과의 만남 -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삼둥이 만삭임산부의 승진시험 - 전쟁을 불사하는 삼둥이 단독육아까지

보통 사람이라면 입 떡 벌어질만한 일이다. 그녀 앞에 펼쳐지는 스토리는 탄탄하다 못해 독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신이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지혜로운 사람이었다는 것. 엉킬대로 엉킨 실타래를 예리한 눈으로 어디가 엉켜있는지 파악 후 차분히 풀어간다.

 

이 책이 좋은 이유.

 

첫째, 무한 공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상처, 엄마로서의 삶, 워킹맘의 애환까지 내가 마치 이야기의 주인공인 것처럼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둘째, 할말은 하자. 절벽 앞에 놓여 선택지는 외 줄밖에 없는 그녀는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을 모두 맞으며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 한국사회에서 엄마라는 직책에 대한 인식과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토로한다. 그리고 세 쌍둥이에게 쏟아지는 오해와 불편한 시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셋째, 따뜻한 위로가 있다. 헉 소리나는 상황임에도 표지엔 막막한 그대와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써있다. 실제로 책을 다 읽고 나면 위로받는 기분이다.

 

이 책을 읽고 한참을 여운에 시달렸다. 정체가 뭔지 모르는 기분들. 마음이 꽉찬 느낌.  혼을 쏙 빼놓는 그녀의 문장력과 겪은, 겪어가는 경험을 공유해 준 것에 대해 감탄과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