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머헌터, 리딩헌터의 저자 장수용 선생님과 보카바이블 이디엄 바이블의 저자 허민 선생님이 만나 획기적인 시스템의 영어 기본서를 출간하였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기본서는 대개 1권은 문법, 2권은 독해, 3권은 어휘, 4권은 숙어 및 생활영어 식으로 분류되어 있는 반면 스텝업 잉글리쉬 레이서는 책 표지에도 적혀있듯이 비빔밥 시스템을 채용하여 나뉘어져 있던 4가지 부분들을 40일 동안 매일 아울러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학습 계획을 세우기 어렵거나 특정 부분에만 집중된 공부를 하고 있어 다른 부분이 소홀히 되고 있는 학생이라면 한번 눈여겨 볼만한 책이다.

 
  이 책의 문법 부분은 다른 기본서들과 달리 예문의 양이 상당하다. 많은 예문들 중 맞는 예문뿐만 아니라 틀린 예문도 실어놓음으로써 시험에 나올 수 있는 방식을 예측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각 문법 내용별로 출제빈도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도에 대한 파악이 쉽고, 독학이 가능할 수 있게끔 매우 자세한 설명을 해놓았다는 것이 칭찬할만하다. 이 책의 가장 특색있는 점은 link index를 도입하였다는 것인데, 각 문법 사항에 고유 번호를 지정해 놓고 다른 부분과의 비교가 필요할 때나 연계해서 알아야 될 부분이 있을 경우 우측에 고유 번호를 적어놓아 보다 편리한 학습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을 뒤로 하고 문법의 양에 비해 문제의 수가 조금 부족하다는 유일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단점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독해 부분은 보통 3~4일에 걸쳐 한 유형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총 10개의 유형으로 구성되어있다. 매일 공부하기에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양의 문제를 실어놓아 리딩의 감을 유지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 효과적인 듯하다. 문제는 대다수가 기출문제로 구성되어있고 우측에는 따로 어휘를 적어놓아 모르는 어휘를 체크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해석과 해설, 정답만 실어놓아 구문별 설명이 부족하고 (이 부분은 따로 자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정답을 포함한 보기 항의 해석이 없다는 점이 불편함을 준다.

  숙어, 어휘 부분은 보카바이블, 이디엄 바이블의 저자 허민 선생님이 집필했다는 사실만으로 큰 신뢰감을 안겨준다. 기존의 숙어 어휘 부분이 알파벳 순 혹은 빈출 순으로 되어있었다면 이 책은 같은 의미의 숙어 어휘를 서로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의미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또한 예문을 달아놓는 대신 문제로 대신하여 많은 내용을 싣되 내용이 너무 방대해지지 않게 되어있다. 숙어의 해석은 이보다 더 상세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한데, 한 예로 p.29 take to one’s heels 라는 숙어를 꼽을 수 있다. 숙어의 하단에는 도망가다(=run away, flee, take flight)라고 뜻이 적혀있고 숙어의 우측에는 작은 글씨로 * 자기의 발뒤꿈치(heel)를 따라(to) 가다(take)와 같이 의미단위로 일일이 풀어놓은 부분이 적혀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숙어에 해석 안의 해석을 달아놓아 좀 더 쉽게 뜻을 유추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다. 어휘 부분에는 빈출표시가 되어있다는 점, 어려운 단어들만 적어놓은 게 아니라 빈출되면서 쉬운 필수 어휘들도 수록해 놓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숙어와 어휘 부분의 문제 편은 문제와 정답을 6:4 면적으로 한 페이지에 실어놓았는데 처음엔 답이 보이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직접 공부해보니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작지만 큰 장점으로 한권씩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자신과 맞는 책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하고 있다. 다른 수험생들의 추천을 받고 샀지만 정작 자신과 맞지 않으면 비싼 값을 주고 샀더라도 결국 일정 금액의 손해를 보고 되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한달에도 몇권씩이나 출시되는 책들을 일일이 비교하기 위해 서점에 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부족하다. 하지만 이 책은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기에 1권을 사서 공부하다가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그 다음 권을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현재 초판 특가로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만원 남짓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판매방식은 책의 두 저자분이 갖고 있는 책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스텝업 잉글리쉬 레이서는 기존 영어 기본서의 틀을 깨고 문법/독해/어휘/숙어의 데일리 학습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많은 수험생들의 바람을 실현한 획기적인 기본서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데일리 학습 플랜을 바탕으로 꾸준한 영어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분명 고득점의 꿈도 이룰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두 저자분이 책을 출판한 이후에도 독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려 노력하시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단점들에 대한 해결점들이 제시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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