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노르딕파크(nordicpark)

 

 

'스토리텔링 프리젠테이션 프레지'를 읽고

 

 

  지난 주 북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후 몇일 동안은 만사를 미뤄 둔 채 딱 한가지 일에만 매달렸다. 2월 중순부터 말까지 모백화점의 문화센터에서 '북유럽디자인'을 주제로 간단한 강좌 진행요청을 받고 몇 번을 거듭 사양한 끝에 결국은 수락해 놓고 출국했었는데, 강좌안을 미처 마련해 두지 못한 까닭이었다.

 

  학교 다닐 때 학비에 보탤 양으로 과외 좀 해 본 것 빼고는 어디 가서 무슨 선생질 비슷한 것을 단 한 차례도 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지만, 도리 없이 작업에 몰두 했다. 블로그 포스팅은 고사하고 달린 덧글 확인할 시간마저도 없이 며칠을 정말 정신 없이 보냈다.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래야 매 차례 딱 한 시간이지만, 준비를 소홀히 해 가서 시간이 아까웠다는 얘기 만큼은 정말 듣고 싶지 않았다. 하루 겨우 두세 시간씩 눈을 붙이며 그 동안 읽었던 관련서들을 다시 리뷰하고 인터넷 자료를 검토했더니 이야기를 풀어갈 줄거리와 핵심 컨셉 몇 가지는 얼추 정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들을 제대로 전달해갈 도구가 문제였다. 믿는 구석이 한 곳 있기는 했다. 지난 연말 어느 송년 모임에서 '프레지'라는 아주 매력적인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접해 봤던 적이 있는데, 그것을 활용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이 문제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관련서 한 권을 급하게 주문했다. 그리고는 다음날 도착한 책을 들고 다시 몰입했다.

 

 프레지!! 이거 정말 재미 나는 프로그램이다. 이야기 내용에 따라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현란하게 화면을 마음대로 바꿔 가며 생동감 있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스토리텔링 PT를 위한 프레지 커뮤니티'라는 네이버 카페 운영자이기도 한 이도원씨 등 3인이 공동으로 쓴 책이다. 펼쳐 놓고 읽으며 컴퓨터 화면상에서 주-욱 따라가면 기능들을 익히면 금새 웬만한 프레지 활용법은 익힐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놓고 있다.

 

  나는 우선 급한대로 아주 기본적인 내용들 만을 숙지해 PT안을 만들어 첫 번째 강좌를 진행했다. 초보적 수준의 툴들만을 사용했음에도 전체적으로 강좌에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핵심내용을 전달하는 데는 아주 효과 만점이었다.

 

  인터넷 환경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프레지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실감할 수 있다. 작년(2011) 3월에 첫 선을 보인 책이었는데, 같은 해 9월에 바로 개정판이 나왔다. 내가 산 책은 바로 그 개정판이었다. 그런데, 책에 나와 있는 화면캡쳐 사진들과 현재 시점에서의 프레지 홈피상의 실제 화면은 또 약간씩 다른 것들이 있기도 할 정도이니 말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프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프레지의 기본개념과 프레지를 위한 스토리 만들기를 설명한 Part 1과 Part 2부분은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성격 급한 사람들은 Part 3부터 시작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다음 좀 더 심화된 프레지 활용법에 대한 아이디어의 갈증이 느껴 진다면 Part 1으로 다시 돌아와 읽으면 충분할 것 같다.

 

  하여간 짧은 시간 안에 나를 제대로 도와준 좋은 안내서여서 참 좋았고 ,앞으로의 강좌를 좀 더 업그레드된 모습으로 진행할 수 기 위해서는 며칠간은 더 손에 쥐고 들춰 봐야 하지 싶다.

 

 

 

프레지, 노르딕파크, 스토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