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송의 감미로운 리듬을 즐긴 지가 꽤 된 것 같다. 하긴 내가 알고 있는 프랑스 가수가 에디뜨 피아쁘 정도이니 샹송을 들은 적도 많지 않다. 간혹 들었던 샹송이 있었겠지만 가수 이름도 몰랐으리라. 그래서 Awa의 L’amour는 나에게 무척 색다른 경험이다. 그녀는 경쾌하고 즐겁게 노래한다. 프랑스의 파리를 가본적은 없지만 샹젤리제 거리의 카페를 떠올리는 것을 보면 낭만적인 흥겨움이 흘러나오는 분위기 속에서 느끼는 고급스러움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내음이 이 흑인가수에게서 느껴진다. 흑인의 슬픈 역사가 재즈를 만들었다고 한다. Awa의 검은 피부 속을 통해 나온 샹송과 재즈는 감성의 풍부함을 아주 세련되게 형상화한다.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유명한 C’est si bon’이 등장한다. 이브 몽땅이었을까?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나마 즐겁게 들었던 이 곡이 여기에서 다시 들을 줄은 몰랐다. 과거의 흥겨움을 재즈로 다시 환생시키고 있다. 세시봉 하면서 즐겁게 부르는 그녀는 확실히 멋을 알 줄 아는 여자 같다. 흥겨운 멋을 잘 부리는 여인이 가장 멋을 내는 여자라고 느낄 때가 많이 있었다. 노래로 그것을 표현하는 Awa의 매력은 정말 상큼하다. 그러나 이 노래가 유일하게 경쾌하고 밝은 노래였다. 흑인의 느낌도 물씬 나고. 그러나 이 곡이 밝고 긍정적인 유일한 곡 같다.
  사랑과 비련이란 주제는 언제나 여인의 감성으로 들을 땐 뭔지 모를 애련함과 슬픔, 그러는 와중에 일어나는 아련한 추억들이 생각난다. 마치 어느 이름 모를 장소에서 기억을 되살린다고 할 수 있을까? 거기에 재즈의 감성까지 묘한 울림을 함께 할 때 자욱한 안개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만 같다. Awa는 이런 감성을 일으키는 멋진 재즈가수인 것 같다. Awa의 ‘L’amour라는 앨범 이름은 아마 사랑이란 의미인 것 같다. 재즈적 감성이 함께 하면서 그녀의 목소리는 감미롭고 흥겨우면서도 환상에 젖게 한다. 재즈의 가치는 진한 향기 속에 고독을 느끼는 음악이리라. 샹송의 여유로움과 어딘지 우울한 재즈의 결합은 부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도 음악인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Awa는 그런 면에서 좋은 가수다.
  앨범의 시작인 ‘L’amour qui va’를 들을 때의 묘한 서글픔은 사랑의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것만 같다. 피아노와 보컬의 단순한 조합으로 이루어졌지만 Awa의 목소리 변화로 인해 다양한 느낌을 들게 한다. 역시나 가장 샹송 같은 느낌인 ‘Comment te dire adieu’는 슬픔과 여유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 같다. 트럼펫의 연주에서 느낄 수 있는 라틴적인 내음도 결국 슬픔의 정화 아닐까 생각된다. La vie en rose, 아마도 에디뜨 삐아쁘의 그 노래일 것이다. 그런데 해석은 무척 다르게 한 것 같다. 좀 더 감미로운 재즈로 해석한 이 노래는 심지어 베이스의 독주까지 있다. 절제와 균형을 만들려고 했는지 목소리의 감성은 좀 더 구슬프면서도 동시에 억제된 듯한 느낌이 든다. 자기만의 색으로 새롭게 만든 아름다운 노래다.
  앞과는 다른 강한 어조를 지닌 노래들도 있다. La belle dame sans regrets에서의 분노 어린 감성은 이 앨범에서도 무척 특기하다. Awa는 좀 더 강한 어조로 독백하고 있었고 그녀의 뒤를 아우르는 악기들 역시 감성을 억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주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상대에 대한 단호한 어조가 느껴진다. 거기에 마지막 부분에서의 환상적인 음색은 더없이 아름답다. 다음 곡에선 더하다. Tu verras에서 들을 수 있는 집시적 박자와 느낌은 비장미를 느끼게 한다. Awa 특유의 절제 역시 이 노래에서 확실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목소리는 다양한 변주 속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고통의 심연을 무척 세련되게 표현한다. La boheme에서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비장미 역시 눈 여겨 볼 음악이다.
  가장 재즈적인 감성이 빛나는 ‘Que reste-t-il de nos amours’에선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아마 가장 뉴올리온즈 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재즈 팝적인 느낌은 비 오는 날 들을 때 가장 재즈답게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Awa, Lamour, 샹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