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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태어난 세대들이 점차 음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실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과연 카세트 테이프를 본 적이라도 있는 세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사 봤더라도 어학 테이프 정도로 봤겠지. 이렇게 세대차는 생기게 마련이다. 다 쪼개진 카세트 테이프의 모습이 실려있는 앨범 자켓을 보면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이 음악 속에 숨쉬고 있겠구나 하는 짐작이 절로 들었다. 이런 예상은 또한 틀리지 않았다.
Yo la tengo, 스페인어이다. 그렇다고 라틴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을 만든 것도 아닌 Modern Rock이며, 과거의 음악을 현실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어딘지 모르는 따뜻하고 몽환적인 음악을 구사한다. 현악기와 기타, 건반 등 모든 악기들의 총집합이라고 할만큼 다양한 구성과 음악을 재현한다.
[Here to Fall]은 긴장감의 정도가 과할 만큼 강력한 리듬을 지닌 음악이다. 60년대의 음악풍을 느끼기도 하지만 어딘지 불안한 기색의 이 히피적인 음악은 지금 들어도 무척 호감이 간다. 무서움, 긴장감, 그리고 허무함, 거의 모든 부정적이 감성을 표현했다고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은 이 노래는 낙하하기 좋은 이곳이란 표현에서 느끼는 깊은 열패감이 느껴진다. ‘Yo la tengo’의 멋진 노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신나는 비틀즈의 록 음악이 다시 재림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Nothing to Hide]는 확실히 고전적이다. 최근의 음악이 60년대 음악을 자양분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음악이 그런 것의 증거물이라 여기리라. 어쩌면 현재의 음악이 과거의 활력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 그래서 앨범 타이틀처럼 popular songs으로 그 활력을 다시 한 번 살리려 한 것이리라.
[Periodically Double or Triple]은 펑키의 그 느낌을 전달해준다. 퇴폐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자유를 만끽하는 그런 느낌을 이 노래에서 잘 느낀다면 과한 표현일까? 70년대 건반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도 만드는 이 노래는 요사이 듣기 참 힘든 노래다. 아니 한국에서 그런지 모르겠다. 어떻든 우린 과거의 매력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과한 일렉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린 너무 친근하지 않은 음악에 몰두한 것만 같다. 시작이 마치 배트맨에서 나오는 테마곡으로 느껴지는 이 노래는 과거의 영상을 보여 준다.
정말 60년대의 음악이구나 하는 노래인 [If it’s true]란 가정의 의미를 지닌 이 제목은 지금 느끼기 힘든 설렘이 느껴진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때의 인간적이고 맹목적이었던 그 때의 인간관계가 생각난다. 나에겐 경험하지 못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 노래는 과거로 날 이끌고 간다. 지금을 버리고 싶은 일탈의 욕심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When It’s Dark]은 마차를 타고 가는 여행객이 느껴진다. 임의진이 들었다면 자신의 선곡에 반드시 끼웠을 것만 같은 여행의 그 맛을 느끼게 한다. 기타의 앙증맞은 선율 역시 매끄럽다. 멀리 있는 종착지로 가는 그 마음을 이 노래에 잘 담아 놓은 것 같다. 아 여행가고 싶다.
[the Fireside], 어딘지 모를 고요함과 은은함이 감돈다. 인간의 목소리보다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이 노래는 연주곡이라기보단 참선의 노래와도 같다. 편안해지기보다 어딘지 모를 향수의 장수로 떠나갈 것 같은 이 노래는 우리들의 심금을 이상하게 울리고 있다.
Yo la tengo, 그녀를 얻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표현이다. 그녀가 맞는지, 아니면 불확실한 여성 대명사로 la를 썼는지 모르지만 그런 신비로움이 이 그룹엔 있다. 60년대를 거친 세대라도 그 시절이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만 느껴지는 오늘날, 과거의 인간적인 매력이 거의 사라지고 높은 빌딩들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과거로의 일탈을 꿈꾼다. 아마도 이런 우리들의 소원을 음악으로 충족시키고 있는 그룹이 yo la tengo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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