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에 듣는 맑은 뉴에이지는 밤의 냉기를 상큼한 청아함으로 치유하는 듯 하다. 상큼 발랄, 이런 표현은 걸그룹에만 통할 것만 같다. 세미 클래식의 분위기에 화사한 이 앨범은 깔끔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시작부터 자연음으로 시작되는 [햇살 아래 너는.... 가장 행복한 기억]은 신나는 뉴에지풍의 멋진 피아노 곡이다. 흥얼거리는 허밍은 단조로운 듯한 전자 드럼과 묘한 신남을 들려준다. 그래도 이 노래는 확실히 경쾌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빠르면서도 가벼운 이 노래는 이 노래의 시작곡으로 유별난 흥겨움이 들린다. 제목처럼 멋진 여름 오후 빛을 받으며, 즐겁게 피크닉을 즐기고 싶도록 만든다. 
  뉴에지풍의 보사노바? [Remind]는 상냥하고 흥겹고 즐거운 보사노바의 기억을 잊도록 만든다. 어딘지 모를 비련미를 느끼게 하는 환상적인 음악구성은 여름 날의 황홀하고 매력적인 밤을 느끼게 한다. 엔딩 부분에서의 섬세하고 화려한 구성은 이진욱의 그 음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첫사랑에 대한 미묘한 감성을 표현한 [처음 만난 사랑]은 들으면 들을 수록 확상에 젖게 만든다. 단순히 기쁜 것이 아니라 설렘이 극복된, 그래서 흥분된 느낌을 이국적인 취향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 음악에서의 기묘한 음악 처리는 색다른 뉴에지풍의 느낌을 만킥할 것 같다. 
  Lady Jane의 피처링은 너무 잘 어울린다. [너도 나와 같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것처럼. 맑고 투명한 보컬이 어둔 기색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진욱의 건반과 너무 잘 어울린다. 노래 제목은 아마도 이 둘의 음악적 특색에 대한 물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호기심 어린 목소리는 투명한 봄의 시작을 느낄 수 있다. 
  인디 록이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PM 8:00]은 부드러운 록을 느낄 수 있게 하며, 신나면서도 어두운 양면을 보여주는 현대락의 시대적 흐름을 잘 따르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들려주는 그런 내용을 이 노래가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긴박한 리듬 속에서 들려오는 ’허인’의 목소리는 슬픈 가락을 잘 뒷바침하고 있다. 
  [Gray sky, Skyscraper and Me]에서의 긴장감을 뒤로 하고 [그녀가 스쳐가]는 어쩌면 일렉 록을 표현한 것 같다. 마치 클래지콰이의 슬픈 버젼, 혹은 캐스커를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이 노래는 그래서 현대적이고 시대적 조류를 타고 있다. 듣기 힘든 음색으로 현대성을 표현한 이 노래는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적인 것을 동시에 갖고 있다. 무엇보다 화려한 건반음이 인상적이다. 
  평범한 우리들의 인간미를 특색있는 음악으로 표현한 이진욱의 이번 앨범은 무척 기특한 CD다. 대중을 외면하지도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그것에 끌려가지 않은 음악, 이것이 이진욱의 실험이었고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다. 그냥 그런 앨범이 아닌 것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앨범은 한걸음 더 나간 것이다. 앞으로 그의 앨범이 기대되는 이유다. TV에 이끌려 과도한 특정편중의 음악이 너무 과도하게 들려오는 이즈음, 이진욱의 앨범은 색다른 도전을 들려준다. 그래서 들을 만 하다.



이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