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남들보다 앞서고 남들 위에 군림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비록 글자 그대로 어떤 단체의 수장이나 모임의 지도자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그들에게 신망을 얻는 지위에 있기를 원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람은 누구나 지도권 또는 지도력(리더십)에 대한 욕심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처럼 지도권을 갈망하고 지도력을 발휘하려는 욕심을 가진 사람들도 정작 거기에 걸맞은 수련을 당연히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이 가진 매력과 자질을 다른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시키고 거기에 동화하게 만드는 것을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다보니 우리가 흔히 만나는 지도자는 이른바 제대로 된 ‘지도자 수업’을 받은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이런 지도자들에게서 공통된 지도력의 양식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존 맥스웰이 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 지도력의 정의 및 특징과 관련해서 대단히 유용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 형태의 지도력, 곧 지도자가 자신의 능력과 자질에서 비롯되는 권위로 추종자들을 어느 정도 독단적으로 이끌어가는 형태의 지도력(권위주의적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기 자신과 추종자들에게 일련의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지도자와 추종자들이 서로 감응하는 형태의 지도력(섬김의 지도력)을 추천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이 제언하는 지도력은 이른바 ‘소통의 지도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무래도 질문과 답변이 될 것이다.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지는 소위 문답법은 그 영어 명칭(Socratic method)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 때부터 애용되어온 교육과 소통의 방식이다. 질문과 답변만큼 서로의 생각과 의도를 파악하고 전달하기 용이한 방법도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은 이런 문답법을 지도력에 현대적으로 응용함으로써, 질문이 지닌 가치와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질문은 지도자가 자신의 상황과 목적과 의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가 나름의 목록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특정 단체나 집단의 지도자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에서 제안하는 질문들을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다른 질문들을 구상하여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이 지도자들을 위해 제언하는 모든 질문은 반드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나 현재 지도자인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대단히 전문적이고 특수한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질문은 우리가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이 처한 사회 환경 속에서, 또는 자신이 속한 단체와 직장에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소통적 존재가 되기 위한 자양분과 같다. 그러니 우리 같은 일반인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적용하여 나름대로 답변함으로써, 자신이 속한 단체에 가치를 증진시키고 꼭 필요한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번역자가 우리말 번역을 조금 등한시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사실이다. 번역자라면 자신이 번역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외국어를 전혀 모를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서 최대한 독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리더나 리더십과 같은 단어의 경우는 사회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지도자와 지도력으로 순화해도 좋았을 것이다. 그밖에 ‘팔로어’라는 단어는 비록 현재에 SNS 등을 통해 자주 사용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추종자’ 등으로 순화시켜 표현하면 좋았을 것이고(‘팔로어’라는 단어도 사실상 영어 발음을 완벽히 따른 표기가 아니어서 많이 거슬린다), ‘니즈’(needs)나 ‘이너써클’(innercircle)이나 ‘모멘텀’(momentum) 등도 ‘필요’, ‘주축이나 핵심층’, ‘추진력이나 탄력’으로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번역자의 덕목은 자신이 번역하는 외국어에 대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소한 결점에도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은 저자인 존 맥스웰의 인생 경륜에서 묻어나는 통찰과 식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러분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서 있든 간에, 정말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도약할 미래를 꿈꾼다면 존 맥스웰이 자신의 책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에서 제안하는 여러 가지 중요하고 유의미한 질문들을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에게 적용해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