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의 신간 [말씀은, 깊다]의 부제는 ‘더 깊은 묵상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성경의 행간 읽기’이다. 책 소개 글에서 저자는 일반적인 QT가 아닌 신학적 QT를 강조한다. 신학적 QT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3부에 걸쳐서 12개의 QT 내용이 실려 있다. 구약 이야기 두 편, 에덴동산과 요나 이야기와 신약 10편의 저자의 묵상 내용이 담겨 있다. 신약의 내용 10편은 모두 예수님께서 하신 비유이야기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12편의 성경 내용을 저자는 어떻게 풀이했을까?

이 책을 읽어가면서 혼란스러웠다.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여러 번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면:

처음 에덴동산에서 ‘하와 전에 뱀이 선악과를 먹어서 악을 알게 되었다, 사탄은 뱀의 진화된 모습이다’ 등의 내용이 실려있다. - 앗, 진화론까지 언급한다; 뱀이 사탄이 되었다면 귀신들은 무엇일까? 하지만 책의 뒷부분에서 사탄이 뱀을 통해 하와를 유혹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청지기 비유에서 ‘행동이 있는 믿음이 구원의 절대 조건이다’ 라고 한다. - 귀신들의 믿음은 참 믿음이 아닌 단순한 지식적 동의에 불과하다. 만약 행동이 있어야 하나님께서 구원하신다면, 임종 직전에 믿는 분들은 어떻게 되나?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이 선물은 오직 믿음을 통해서만 받는다.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다고 해도 선행과 경건생활에 힘써야 할 이유는 값없이 천국의 영생을 선물로 주신 예수님께 감사하기 때문이다’ 라고 배웠는데...

이 외에도 설명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이 있다. 저자의 묵상 내용이기 때문에, 저자의 전제들이나 의문들도 실려 있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읽는 것이 버겁기만 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깊이 파고들어 기쁨을 누린 저자와 공감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이 안타깝다. 또한 신학적 QT이기에 신학 배경을 가진 목사님들이나 신학생들의 의견이 어떠한지도 궁금하다. 평신도인 내게는 ‘이 책 읽어도 될까?’ 할 정도로 힘든 책이었기에 선뜻 권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목사님들이 추천해 주신다면, 다시 한 번 읽어볼 용기가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