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태어나 재롱을 떨며 지내는 기간 부모는 기쁨과 즐거움을 잠깐 맛볼 뿐 늘 초조한 기다림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삶의 무게가 더한다. 자신의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이 맞벌이 가정의 자녀로 운명 지어진 아이들의 성장을 보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자식 교육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지냈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는 달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돌발적인 징후들에 대한 해결의 열쇠를 찾기 힘들 때가 많았다. 자식은 뜻대로 안 된다며 푸념을 늘어놓을 때면 이런저런 자식 교육 해법을 풀어놓은 책을 가까이할 때가 많다.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자식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대신 책을 보기로 작장하고 찾은 ‘꼴찌 아빠 일등 아들’책이다.

   자식 교육보다는 사회활동에 비중을 많이 두는 남편과 함께 읽고 자식 교육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떤 문제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조금은 여유 있게 아이들 스스로 깨달아 어떤 물꼬를 터 나갈 수 있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기 일쑤였다. 그래서 아이들을 조종하는 헬리콥터 엄마 역할만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외향적인 성향의 남편은 가정생활보다는 바깥 활동에만 열을 내고 있는 편이라 이참에 남편에게 넌지시 권하고 싶어 '꼴찌 아빠 일등 아들'이라는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자식 교육의 해법을 맹모삼천지교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맹부삼천지교로 변화해야 하고 자식교육에 아버지가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내세웠다. 실제로 필자가 아이의 장래를 고민하며 만든 청소년 비전설계 프로그램의 얼개에 따라 내용을 기술해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목표의식 없이 방황하는 아들에게 동기부여를 적절히 하여 비전을 품고 새로운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을 기술해 실생활에서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의 나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불만족스러운 점을 찾아 원인을 분석한 뒤 그 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일을 1단계로 삼았다. 정체성 확인 속에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목표를 확정하고 다지는 일을 지속적으로 행함으로써 비전을 실현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스스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임을 깨달아 바람직한 습관 정착을 위해 바꿀 습관을 조목조목 적으며 변화된 나를 그려가는 훈련을 반복한다. 이 때 아이 뿐 아니라 아빠도 변화를 시도하며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생활 속 모범을 보였다. 단계별로 적절히 피드백하면서 적용해가는 과정이 구절구절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라 아이들을 닦달하며 지내온 세월을 반성하게 한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딸에게 늘 다른 친구와 비교하면서 자신감을 꺾고 지내던 시간 속에 딸은 엄마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이제부터라도 딸의 강점을 발견해 기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련다.

  
  이제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전 거치는 고등학교 생활은 학생부 성적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과의 긴 줄달음 끝에 성패가 판가름 나는 각박한 생활의 연속일 것이다. 지금은 미흡함이 많지만 저자의 말대로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고 싶다. 눈에 보이는 성적만으로 아이를 판단하여 힘들게 했다면 이제는 그 이면에 꿈틀거리고 있는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저자는 앵매도리(櫻梅桃李)라는 한자숙어를 들어 그 숙어에 담긴 앵두, 매화, 복숭아, 자두나무가 모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제각기 다른 열매를 맺어 그 쓰임이 다르듯이 우리 아이들도 그와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 또한 저마다 지닌 개성에 따라 자기다운 꽃을 피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이 지지하고 격려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의 강점을 발견해 그 강점을 토대로 아이들이 어떤 비전을 품으며 살아갈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겠다. 아이가 변하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부모인 나부터 바람직한 상으로 변화해야만 아이들도 그 부모를 따라 변한다는 말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