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 돌던 교실 한 아이가 엎드려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며 방귀를 뀌었다. 반 아이들이 모두 크게 소리 내어 웃는 바람에 녀석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곧장 밖으로 나갔다. 내성적인 아이는 얼굴이 벌게져서는 화장실로 나가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아이들은 며칠은 그 일을 곱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본인에게는 무척 곤욕스러운 시간이 될 듯하다. 방귀를 안 뀌고 사는 사람들은 없지만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방귀가 나오면 곤란한 지경에 이를 때가 있어 배가 벙벙해져 오면 유독 신경을 쓰며 지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방귀가 나오는 바람에 학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민구의 일상이 우습게 보이지만 본인은 무척 고민스러운 눈치다. 그는 가스가 많이 차서 방귀가 나오는 점을 감하여 아침도 적게 먹으며 안간힘을 쓰지만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방귀 때문에 힘들어하는 민구를 안타깝게 보던 아빠는 책상을 두드리고 재채기를 크게 하면서 방귀를 내보내는 방법을 아들에게 가르쳐줬지만 착하고 예쁘기만 한 여학생의 훼방으로 이내 들통이 나 버렸다. 무안해진 민구는 어쩔 도리 없이 수업 시간에 화장실로 가서 가스를 배출하고 오는데 심적 부담이 커서인지 그 횟수는 자꾸만 늘어났다. 어떤 경우에는 선생님 허락도 받지 않고 화장실로 가 근심을 해결하니 작은 오해가 생겨 해명까지 해야 했다.

  민구의 고민을 들은 선생님은 '방귀 스티커'부착이라는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내 반 아이들이 방귀를 터는 것을 권했다. 괜히 방귀를 참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방귀를 뀌고 그 대가로 스티커를 받아 붙인 개수가 가장 많은 아이에게 1등상을 주는 방식이라 모두들 즐거워하는 가운데 방귀 문제를 해결해 갔다. 방귀가 잦으면 또 사기가 쉽다는 말처럼 너무 힘을 줘 방귀를 뀌다 똥을 싼 친구를 보면서 한바탕 웃어젖히며 그 친구를 놀리면 안 된다는 소리까지 모았다. 아이들은 또 하나의 경험 속에 생리적인 문제로 누군가를 놀리는 일은 비열한 행동인지 깨달아 갔다.

  숨을 쉬고 음식을 소화시키는 과정에 생겨난 가스가 몸 밖으로 나오는 방귀를 차근차근히 설명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게 그려진다. 수술 후 장기가 제 기능을 하는 알아보는 척도인 방귀는 참는 것만으로 능사는 아닌 일이다. 결혼하고 부부가 언제 방귀를 텄는지 묻는 이들을 만날 때면 여전이 방귀는 타인 앞에서는 함부로 배출해서는 안 될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실례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신비감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서서일 것이다. 방귀 스티커 부착으로 반 친구들과 방귀를 트고 더욱 살가운 정을 나누며 인간적인 유대까지 더하며 지내는 민구네 반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참을 웃었다. 방귀 스티커를 나눠 준 지 1주일되던 날 스티커를 가장 많이 모은 친구는 민구가 좋아하는 혜린이라는 사실에 모두 놀라워하며 환호하던 날 민구는 그런 혜린이와 더 친근감을 느끼는 눈치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주기도 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남들 앞에서 놀림감으로 전락하여 학교 가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황에 걸맞은 언행으로 아이를 배려하며 서로 더불어 사는 일상을 잇게 한 선생님의 지혜로움이 짧은 글 속에 면면히 흐른다. 자칫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도 있었던 민구가 콤플렉스를 극복하여 활기찬 학교생활을 열어갈 수 있는 혜안을 지는 선생님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바라는 모습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