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 초하루나 보름이면 어김없이 다니던 절에 갑니다.

아침마나 일어나 108배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나 이제는 일상처럼 몸에 배어 있습니다.

지금 살아 깨어나 있음에 감사하며 내 안의 평화를 위하고 좀 더 착하게 살자는 바람을 세웁니다.

몸을 굽혔다가 일어났다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새 이마에는 땀이 흐리기 시작합니다.

일요일에는 보름이라 집에서 절을 하지 않고 대웅전에서 절을 시작했습니다.

지그시 눈을 내리고 미소짓는 부처님의 모습은 자애로운 엄마의 품처럼 넉넉해 보입니다.

하심하는 마음으로 구업으로 지은 죄를 참회하며 염주를 돌리고 절하는 동안

자꾸만 번뇌가 솟구쳐 올라 제어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번뇌 망상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노보살님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당에서 자식들의 안위를 염려하며 염주를

돌립니다.

한평생 자식들을 위해 사느라 주름살이 곳곳에 삶의 무늬로 아로새겨진 깊게 패인 골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이력을 드러냅니다.

그래도 얼굴 빛은 맑아서 웃는 모습이 편안하여 보여서 다행입니다.

40년 전부터 할머니 손 잡고 뒷산에 있는 절에 가서 절밥 먹는 재미에 빠졌던 추억도

떠오르게 하는 노보살들입니다.

점심 공양을 마치고 보시받은 원두 커피를  나누며 덕담을 아끼지 않는 하루에 감사합니다.

오는 길에는 후원 받은 책을 대여섯 권 선물받아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부처님 전에 올린 떡을 아이들에게 나누며 웃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