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정독'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는 책.

객관적이 풍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했던 그림정독과 달리,

저자의 사적인 경험과 느낌을 매개로 삼아 다양한 그림 하나하나를 설명하고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그림에 대한, 또 작가에 대한 주변지식을 알고 있으면 그림을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때론 아무 지식이나 정보 없이 그림 그 자체만을 두고 자신의 오감을 활짝 열어보는 경험도 중요할 것이다.

예술이란, 이성의 영역뿐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감성의 영역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힘들고, 무섭고, 외롭고, 지치고, 실망스럽고, 공허하고, 허무하고, 절망스러울 때!

사람들은 위로의 말을 구하곤 한다.

따뜻한 위로의 편지를 받았으면, 한다.

누군가 아무말 없이 내 손을 꼭 잡아주거나, 나를 오래오래 안아주거나, 나와 함께 꺽꺽~ 울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그림이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단다.

그건은 참으로 신선하고 놀라운 깨달음이었다.

지치고 무기력하고 나른한 휴일... 볕 좋은 옥상에서 젖은 머리를 말리는 여공들의 싱그러운 미소를 보며,

알 수 없는 공포가 나를 감싸고 지나갈 때, 시원스런 어퍼 컷으로 대상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그 파워를 보며,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다...

그림은.. 그렇게 힘이 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