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일본 여행을 갔을때 가장 가 보고 싶었던 곳이 지브리 스튜디오였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했을 때 아주 오래전 부터 알고 있던 지브리 애니메이션속의 주인공들이 금방이라도 나와서 인사해줄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시금 일본여행을 하게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런 때 ’지브리, 재즈를 만나다’라는 이 음반과 만났다. 
뜨거운 커피 한잔과 함께 이 음반을 들으면서 한권의 책을 읽었다.
곧 내 방이 멋진 카페가 되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몇년전의 즐겁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낯익은 이웃집 토토로의 발랄한 선율부터 벼랑위의 포뇨의 통통튐과 함께 최신음악인 마루 밑 아리에티의 왠지 쓸쓸하면서도 잔잔한 느낌까지 모두 너무 좋았다.
거기다 아주 오래전에 봤던 ’추억은 방울방울’의 선율을 들으며 잠깐이지만 나 역시도 먼 추억여행을 떠날수 있었다, 
아마도 이 음반에 수록된 음악들 중 영화로 못본것은 비교적 최근에 상영했던 마루밑 아리에티와 게드전기뿐인것 같다.
알게 모르게 정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참 많이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재즈로 편곡된 음악을 들으며 오래된 친구들을 만났다는 기분과 함께 오랫만에 만난 친구가 더 멋지고 새롭게 변화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의 바람을 닮은 듯한 잔잔함과 쓸쓸함과 동시에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레임까지 모두 담겨있는 듯 싶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음악들중 어떤게 더 좋다고 꼭 집을수 없을정도로 다들 좋지만 그중에 꼭 한가지를 집자면  내게 있어서는 7번째에 수록된 원령공주 OST곡인 ’아시타와 산’이다.
왠지 이 음악을 들으며 아주 옛날에 보았던 영화 ’라스트 콘서트’의 스텔라를 위한 협주곡이 떠올랐다.
’라스트 콘서트’란 영화가 만들어진 때를 찾아 보니깐 벌써 수십년 됐다고 하는데 이 영화를 언제 어떻게 봤는지도 잘 기억이 안나고 내용은 희미하지만 그 음악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이처럼 정말 좋은 음악은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때에도 늘 마음속에 담겨 있듯이 지브리의 음악들도 마음속 한 곳에 소중히 담겨지는 것 같다.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숙하지만 정말 누구나 지브리 하면 손꼽을 애니메이션이자 명곡인 2번째 수록곡 이웃집 토토로의 음악이나 5번째 곡 마녀배달부 키키의 음악도 너무 튀지 않으면서 발랄한 선율들이 좋았다. 11번째 곡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OST인 바람의 전설과 12번째 붉은돼지 수록곡중 돌아올지 않는 날들도 피아노 선율이 너무 멋졌고...
사실 따지고 보면 모두 16곡이 담겨있는(그중에서 16번째 곡은 보너스 트랙으로 흡사 예전에 LP판처럼 하기위해 약간의 노이즈를 섞었다고 한다.)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안 좋은 것이 없었다.

CD 안쪽에 들어있던 작은 책자를 보면 원곡의 가사들이 적혀있었다. 비록 이 음반은 노래가 아니라 재즈로 편곡된 음반이지만 사소한 것이나마 신경을 써줬다는 것이 좋아보였다. 
단지 제목만 한글로 되있고 부연설명이 그리 많지 않아 좀 아쉽긴 했지만... 
하지만 일본 아티스트인 ’스피츠’의 CD 앨범자켓을 디자인한 일러스트레이트 겸 디자이너인 ’후쿠다 토시유키’씨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살린 그림들은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이 음반은 드라이브 할때 들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계절에 이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하면 마치 내 가슴속에 하얀 눈송이들이 내려 앉는 것처럼 순수의 계절로 돌아갈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꼭 이 ’지브리 재즈를 만나다’와 함께 길을 나서보시길...
또한 원곡을 함께 들으며 재즈로 편곡된 느낌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면서 추억 겨울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