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는 한 마디로 "나에게 다른 인생이 주어진다면" 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상상속에서 전개되는 스릴러 드라마적 작품이다. 나에게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처음이지 싶다. 미국작가이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해서 그런가 읽는 내내 전개방식이나 문체에서 기욤뮈소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시절 사진작가의 꿈을 꾸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접고 뉴욕 월가의 변호사가 된 주인공 '벤'은 역시 유명한 작가의 꿈을 안고 사는 아름다운 아내 '베스'와 함께 '애덤' '조시' 두 아들과 함께 한적한 교외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아내 베스와 삐꺽거리는 결혼생활을 하던 벤은 우연히 아내가 이웃집 사진작가 게리와 불륜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되고, 어느 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번뇌하던 그는 우연히 TV에서 나온 전도사의 설교중 예수께서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 '사람이 거듭나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라는 말씀에 계시를 받은 듯, 스스로 다짐한다. '우리는 태어났지만, 다시 태어나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라고. 이때부터 그의 새로운 인생은 시작된다.

 

요트사고를 위장하여 게리의 시신을 불태우면서 마치 자기 자신이 사고사로 죽은 양 위장하고 게리의 신분으로 몬타나 주 마운틴 폴스에 정착하여 그가 소망했던 사진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은 시작한 것이다. 젊은 시절 그렇게 꿈꾸었던 사진작가로서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매사에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기를 원했던 '벤' 아니 '게리'는 우연히 몬태나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지역신문 사진 칼럼에 실리면서 사진작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다. 게다가 몬태나 주에서 일어난 산불현장에서 소방관의 절규를 리얼하게 픽처링하면서 일약 전국적 스타로 떠오른다. 이런 유명세속에 그의 정체가 폭로될 위기에 처해지는데...

 

초반은 머 그저 그런 로맨스 소설정도였지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나름 흥미진진하고 스피디한 것이 재미있다. 1박 2일 여행중에 부담없이 읽을 소일거리로 맞춤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