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

-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논어 제1편 '학이'편에 나오는 첫 공자의 말씀이다. 그렇다. 논어는 바로 고자와 그 제자들이 세상사는 이치나 교육, 문화, 정치에 관해 논의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우리는 책속에서 공자와 제자들의 사상뿐만 아니라 인간 공자의 면모까지도 느낄 수있다.

 

논어는 제1편 '학이'에서 제 20편 '요왈'까지 총 2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실 후반부 10여편은 전반부 10 편에 비해 교훈적인 면이나 내용적인 면에서 퀄러티가 떨어진다. 게다가 몇몇 구절은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오기까지 한다. 고서라고 하지만 구성적인 면에서 다소 산만해서 책의 완성도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리 잘 만들어진 책은 아니다. 아마도 이건 오랜세월동안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모음집형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인 면에서는 현존하는 자료중에서 공자의 사상과 삶을 이해하는데 가장 귀중한 자료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번역본의 측면에서 볼때 사실 이 책은 아쉬운 점이 많다. 원문의 뜻을 헤치지 않으면서 현대의 문장으로 지나친 오역을 피하려는 의욕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글번역문만 먼저 기술해서 원문의 참 뜻을 알기가 힘들었다. 물론 원문만 따로 맨 뒤에 정리를 해 놓았지만. 그런 시도보다는 각 구절마다 원문을 먼저 싣고 번역문을 바로 밑에 설명식으로 넣었으면 이해하는데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아마 나의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시대를 뛰어넘는 공자의 지혜가 돋보이는 고전중에 고전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