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백과사전이라는 단어가 쉽게 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극치를 달리는 시와 지식 전달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백과사전.

어떻게 이 둘이 만난 것일 지 궁금했다.

일단 손에 받아 든 책은 얇은 두께에 자연과 어울리는 소재들로 꾸며진 표지가 눈에 띄였다.

참 깔끔하다는 느낌이 우선 들었다.

옆과 뒷 부분은 초록색으로 꾸며져 있어 차분한 분위기였고, 늘 우리 곁에 자연이 있다는 문구가 보였다. 

표지로 봤을 때는 자연과 어울리는 시집 정도의 느낌이랄까.

차례를 보니 시 한 편에 백과 사전의 관련 내용이 한 개씩 짝이 지어져 있었다.

페이지 별로 쭈욱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닌 독톡한 차례 구성이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참 따스한 시, 12편이 담겨져 있다.

머리글이 참 공감이 갔다.

도시에 살고 있어서 자연과 가까이 할 틈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눈을 돌리면 곳곳에서 자연을 볼 수 있다고.

담벼락을 타고 올라 가는 담쟁이, 가로수 꼭대기의 까치집, 민들레, 꽃을 따라 오는 나비와 벌들.

'우리의 눈길이 닿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자연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우리에게 자연을 느끼라며 이 책을 권한다.

책을 펼치면 예쁜 그림과 함께 시가 등장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로 아름다운, 어찌 보면 정말 쉬운 시 구절들이었다.

쉬워서 아이들도 읽고 금새 이해할 수 있는 시들이었다.

이 시들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교과서에 실리면 괜찮을 시들인 것 같았다.

백과 부분의 내용도 전혀 딱딱하지 않다.

한 페이지는 짧은 수필같은 내용으로, 한 페이지는 백과의 임무에 충실하게 설명으로 채워져 있다.

시와 함께 한 백과의 이미지가 이 책을 보고 나니 만들어 진다.

난 이제껏 시는 시집으로 묶여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듯 하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시 한 편 씩 읽어 보면서 엄마도 아이들도 자연으로 돌아간 듯한 감상에 빠져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