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 다이사쿠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 책을 접하면서 우선 이케다 다이사쿠란 어떤 사람인지 인터넷으로 알아봤다. 창가학회 3대 회장이란다. 음..종교는 갖고 있지 않지만 일본의 개국신과 호국신을 섬기는 남묘호렌게교란 일본 종교집단이 바로 창가학회가 아닌가!! 심히 불쾌한 느낌이 가득했다.

<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의 첫장을 넘기는데는 이런 불쾌한 기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케다 다이사쿠란 사람의 정체는 그다지 호감가거나 귀감이 될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명언은 남묘호렌계교의 집단인 창가학회 회장으로서 그에 대한 시각을 잠시 미뤄두고 본다면 꽤 괜찮은 책이다.

흔히 자신을 뒤돌아보고 삶에 있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데 함께하는 책들... 유명한 <채근담>이나 <자조론>등을 포함한 자기계발서들은 읽으면서 무언가 독자의 현재의 삶과는 다소 괴리된 느낌을 받을 만큼 대동소이한 조언들로 인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처음 접할 때의 신선함이 좀 더 파고 들어가면서 답답함 내지 식상함마저 안겨주곤 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도 예외는 아닐 수 있다. 즉, '이 명언은 어디서 본 듯한 글귀인데...'라는 기시감을 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읽는 이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 공감이 존재한다.

"진보하는 기술에 비해 인간의 도덕적 수준은 오히려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은 기술의 진보로 획득한 힘이 이제껏 도덕이 이루어 온 역할을 대신할 수 있으리라는 인간의 착각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착각에서 빠져나오는 일이 인간 자신이 불러온 현대적 위기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본문 159페이지)

"시장만능주의는 우승열패라는 인간관을 바탕으로 한다. (중략) 너무 큰 격차와 불공정이 존재하는데도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할 경우, 관심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엑 르상티망(원한)이 쌓이는 것을 피할 수 없다"(본문 163페이지)

"현대문명의 결함은 지식과 지혜를 혼동해, 지식이 늘어나면 인간이 행복해 진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혜는 지식을 올바르게 통제하고 활용하는 작용이다"(본문 165페이지)

위 인용구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성들에 대한 조언과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평화와 문화가 인간에 미치는 가치를 설명한다. 

물론 남묘호렌계교라는 일본 종교를 기반으로 한 인물이 이케다 다이사쿠인지라 종교에 대한 언급부분은 일부러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으니 무언가 중립적인 시각에서 이 부분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런 여지조차 남겨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고 신앙심이 독실하기 때문에 남묘호렌계교 소속인 저자의 정체가 못내 거북하고 반감이 드는 독자들이라면 <제6장 현대와 세계>부분만이라도 읽어 보시기를 권한다. 이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사유의 힘을 기르는데 충분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