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노인의 전쟁>, <유령여단>의 평단 및 대중적인 성공으로 SF소설 장르문학에 신성으로 떠오른 존 스칼지의 노인 3부작 마지막 편 <마지막 행성>은 전작의 성공에 더해 출간에 앞서 독자들에게 엄청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75세 생일에 나는 두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에 입대했다"라는 독백으로 3부작을 여는 <노인의 전쟁>은 자신의 의식을 특수부대인 새로운 몸에 이식하며 뇌도우미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투기계를 방불케 하는 군인으로 재탄생한 존 페리를 주인공으로 우주개척연맹(CDF) 소속 방위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유령여단>은 주인공 존 페리 대신에 제러드 디랙을 등장시켜 우주개척방위군과는 별도로 인간 병기인 유령여단을 등장시켜 뇌도우미를 개발하는 등 신체전이 기술을 창안한 배신자 샤를 부탱을 추적하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마지막 행성>은 두편에 이은 마지막 에피소드로서 1편에 이어 존 페리가 다시 등장하며 전작의 에피소드서 등장인물간 연결고리인 제인 세이건이 존 페리의 아내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의 갈등상황에서 중요한 인물로서 <유령여단>에서 사망한 샤를 부탱의 딸 조이가 존 페리 제인 세이건 부부의 양녀로 나온다.

 <마지막 행성>에서는 우주개척연맹이 존 페리에게 새로운 개척행성 로아노크의 개척대표를 맡아줄 것을 제안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 제안은 우주개척연맹과 우주 속 412여개 국가의 연합인 콘클라베간 얽혀있는 정치적 상황이 개입되면서 꼬이게 된다.

 그들이 개척하기 위해 찾아간 로아노크는 실제 로아노크가 아니었으며 우주개척연맹의 계략으로 그 어디에도 자신의 존재를 연락할 수도 연락받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된다.

결국 로아노크의 존재를 파악한 콘클라베의 침입과 로아노크의 희생을 통해 콘클라베를 몰락시키기 위한 우주개척연맹의 음모로 생존의 기로에 놓은 존 페리는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마지막 행성>은 스케일 면에서 전작에 비하지는 못한다. 특히 치열한 전투장면의 묘사만으로도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유령여단>에서 르레이와 에네샤의 동맹을 분쇄하기 위해 에네샤의 제사장 궁전을 침입해 들어가는 특수부대원들의 활약과 탈출시 벌어지는 치열한 총격전의 현란함, 기어이 양측의 동맹을 분쇄시키고 마는 존 세이건의 협상 장면은 몰입의 가속도를 한층 가속화 시키고 독자들을 열광시켰지만 이번 작에서는 종반부 네브로스 에서의 군대를 격퇴하는 전투장면은 전작에는 미치지 못한다.

 치열하고 현란한 액션보다는 한단계 진화된 종족인 콘수로 부터 넘겨받은 수퍼웨폰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장면이 뭐랄까 상상력의 한계로 인해 급조된 것이 아닐까 하는 답답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행성 로아노크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늑대인간과의 갈등은 존 페리와 개척민들에게 위협이 되며 후반부 콘클라베와 전투시 하나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단순히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추적에 나선 개척민들과의 살육장면에서만 나오고 그쳐 아쉬움을 더했다.

 물론 <마지막 행성>이 존 스칼지의 열혈 팬들과 노인 3부작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독자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주개척연맹의 음모와 개척행성 대표단과 벌이는 존 페리의 정치적 두뇌싸움이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으며 제인 세이건의 활약상 또한 흥미진진하다.

3일간의 연휴기간 <마지막 행성>을 읽으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SF장르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시길 권한다. 더불어 전작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