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참 '고깝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을 읽겠노라 선택한 대부분의 독자는 '어떻게 하면 고현정처럼 맑은 피부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한 마음이 큰데, 이 책속에선 자꾸 '자랑질'을 한다.

할머니 대부터 유독 피부가 고왔다. (즉, 잘 물려받았다). 40대임에도 솜털이 보송보송한 피부다. (이것은 100% 자기자랑) 특별한 방법은 없고 그냥 이것저것 해보며 터득해야 한다. (맞는말이긴 한데 참 얄밉다.) 이런 이야기가 대부분이니 아마 이 책을 선택한 대부분의 독자들은 실망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이 독자에게 도움을 준 내용을 찾으라면, '세안의 중요성' 이라든지 '피부에 너무 과투자하지 말것' 정도라고 할까. 말하자면 관리에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다. 근본부터 차근히 피부가 좋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작은 것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꼼꼼히 관리하면 큰돈 들이지 않더라도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익히 매스컴을 통해 알아왔던 그녀의 유난스러움이 이 책을 통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추워도 히터는 피부에 독이므로 절대 틀지 않는다든가, 한겨울에 창문을 벌컥벌컥 열어둔다든가 하는 정도는 우습다. 수시로 화장품 용기를 닦는가 하면, 용기를 개봉한 화장품은 한두달 내에 다 쓰기 (이거 실질적으로 정말 어려운 일이다) 등등...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그녀의 유난스러운 피부관리 노하우를 보고 있자면, '아, 그냥 포기할까' 생각이 금방 든다.

물론 그렇게 철저하게 고민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 나이에도 그런 피부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여주는 직업(배우)도 아니며 생활에 쫓기는 직장인으로서는 왠만한 근성 아니면 따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조금이나마 자각하고 할 수 있는 한도 만큼이라도 공들여 관리하기. 이 한마디 정도가 이 두꺼운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