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도 같은 삶에 내던져진 한 여자의 이야기 -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의 책은 늘 독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충격을 안겨준다. 이 책, "로베르 인명사전" 역시 그 뒷표지에 쓰인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책' 이라는 충격적인 소개말로 독자들을 긴장시킨다.

어린 나이에 임신과 결혼을 하게 된 열 아홉살의 어머니는 어느날 뱃속의 아이의 그치지 않는 딸꾹질에 신경증을 일으켜 자신의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한다. 그리고는 태연히 경찰을 불러 스스로 자수를 하고, 감옥에서 아이를 낳는다. 그녀는 낳은 아이에게 '플렉트뤼드'란 독특한 이름을 지어주고는 감옥에서 자살을 선택한다.

그렇게 태어난 여자아이 플렉트뤼드는 어머니의 누이내외를 부모로 알고 자라지만, 평범하지 않다. 발레 이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가 하면 단시간에 글자를 깨우친다든가 하는 독특한 면모를 보이며 성장해간다. 독특한 그녀의 삶은 그녀가 발레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극에 달해, 거식증에 걸릴때까지 식사를 거부하는 병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뱃속에 있을때 지독한 폭력을 경험했던 그녀의 삶은 점점 그녀의 어머니와 닮아간다. 의도 했든, 아니면 정말 뱃속에서 경험했던 감정 때문이었든 간에 그녀의 삶은, 이를 보는 독자들의 심장을 덜컹거리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결코 길지 않은 그녀의 삶의 종지부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될 것이다.

* 친구란 자신을 선택한 존재다. 친구란 자신에게 의무가 아닌 것을 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우정은 최고의 호사다. 그 호사는 천성이 선한 이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그 무엇이다. 우정은 아이에게 존재의 진정한 호사란 게 어떤 것인지

    가르쳐준다.

* 삶은 느릿하고 포근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그들은 그 촉촉한 부식토에서 뽑혀 나와

    메마른 세상에 내팽개쳐졌다. 매서운 눈길을 한 전문가가 이 줄기는 더 길어져야

    하고 이 뿌리는 다듬어져야 한다고 독단적으로 판단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들은 그렇게 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