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정보가 어우러진 여행 책, 내 마음의 제주

이 여행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국내 여행지가 등장했다.

제주는 국내 여행지 중에서도 꽤나 이국적인 곳이다.

누구나 알만큼 유명하지만, 동시에 아직도 숨어있는 매력이 가득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많이 가봤지만, 제주 여행 서적을 읽을 때마다 아직도 모르는 곳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하는 곳.

제주도.

이전에 읽었던 같은 시리즈의 다른 여행 에세이들과 달리, 이 책은 일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각각 여행의 포인트에 따라, 게스트 하우스와 맛난 음식이 있는 식당, 그리고 그곳에서 하고 싶은 위시 리스트.

때문에 정보의 비중이 꽤 있었다.

또 다른 특징적인 점은, 글이 존대하는 말로 쓰였다는 점.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존대말이라 그런지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게스트하우스나 식당도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같이 소개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들은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방명록의 글들을 보여준 것이다.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즐거웠다.

제주 토속 순댓국이나 제주도산 커피와 같은 독특한 음식들이 있는 식당과 카페들은 찾아가고 싶었다.

이타미 준의 건축물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예전에 본 전시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에세이의 느낌이 강한 위시리스트들.

잔잔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가득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시집을 읽는 것.

제주도나 다른 곳에서도 여행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도 여행 때 시집 한 권 들고 다니며 틈틈이 읽는 것은 위시 리스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일상에 쫓겨 조급한 마음에 시간의 속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시를 읽지 못했다면 제주에 온 순간, 시를 읽지 못한 이유는 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시집은 가장 가벼우면서도 가장 오래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요. (p.127)

그리고 전반적인 편집이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특히 에필로그 앞의 마지막 이야기.

내용도, 구성도 참 좋았다.

매력적인 게스트 하우스와, 맛있는 음식이 있는 식당, 그리고 다양한 위시리스트.

그렇게 감성적인 이야기에 정보를 얹어 건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