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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래요

그러니 우리 쉬이 낙담하지 말아요!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다.

어떤 말부터 해야 할 지,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마음이 쉬이 추슬러지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박광수 작가는 어쩌자고 이런 책을 펴냈을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조금씩 조금씩 눈물샘을 자극하더니

급기야 봇물터지듯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어 버렸다!

이런 나의 모습이

당황스럽고 적잖이 놀라웠지만

눈물은 쉼없이 흘렀고 감정 또한 요동치고 있었다.

언제쯤의 엄마를 안아드리고 싶나요?(p.107)

라는 기습 질문에 나는 속수무책이 되었다.

이미 볼 수 없는 곳에 계시든

발길 닿는 가까운 데 엄마가 계시든

내 전 생에서 단 5분의 시간만 허락한다면

나는 어떤 시절의 엄마를 안아드려야 할까.

어떤 상황의 엄마를 안아드려야 엄마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지난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끝간데 없이 흐르는 눈물에 나는 넋을 놓고 울음을 토해내야했다.

나 역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나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여전히 가슴먹먹하게 만드는 단 한 명의 애처로운 여인이다.

책 중간 중간

'엄마' 이야기로 조금씩 감정선을 건드리더니,

급기야 이 구절에서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이들도 남편도 모두 잠든 새벽시간에

나는 오랜만에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울음을 멈추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울음을 멈추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그저 엄마가 그리워 엄마가 보고싶어

엄마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더 많은 눈물이

흐를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추어야 할...

사실 이 이야기는 자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 겨우 여섯 해 밖에 안 키워봤는데

벌써 마음에 사무치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일들에 대해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고 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까.

오늘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그저 노력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이 책이

엄마의 이야기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첫 시작마다

작은 허들 그림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넘어야 할

크고 작은 장애물들에 대한 표식인 것 같다.

이야기 하나를 마음에 담으면 또 하나의 허들을 넘을 수 있고

그 허들은 마음에 울림을 주고 감동을 주고 때로는 환희를 선사한다.

박광수 작가를 떠올리면

밝고 긍정적인 기조가 가득한데

그는 뜻밖에도 이 책에서 언제나 '버티기'가 삶의 기조였고

'어떻게 하든 이번 일만 잘 버티고 넘기자.'라는 말을

수천 번 넘게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살아왔다 고 한다.

그의 이런 마음이 투영된 글들은

따듯한 위로가 되고 때로는 채찍이 된다.

"이야~ 광수야아~ 너 이다음에 크면 뭐가 되고 싶냐?'(p.101)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인데

이 질문을 마흔이 넘어서 다시 받게 된다면???

작가는 이 날벼락 같은 질문을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받았다고 하는데,

그때 작가의 심정처럼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뭔가에 또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꿈? 나의 꿈? 내가 꾸었던 꿈들?

어쩌면 우리가 놓친 꿈은 없을 지도 모른다.

꿈은 늘 그곳에 존재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꿈꾸기를 멈추었던 것은 아닐까?

잊어 버린 꿈들, 잊혀진 꿈들이

여전히 가슴 속에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울었어? 그래 오늘은 실컷 울자.(p.95)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를 읽는 동안

예고도 없이 감정의 민낯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툭툭 툭툭

작가가 감정을 건드릴때마다

온 몸의 감정세포들이

'그래요, 나 아직 살아있어요.' 라며

그동안 사용하지 않아 녹슬었던

미세한 감정들까지 삐거덕 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 뭐 이래... 이 작가!

구구절절 옳은 말인데 낯설지 않다.

번지르르 미사여구도 사용하지도 않는다.

담백하게

써내려가는 그의 글에서,

그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발견했고

우리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나는 언제 이 책을 또 펼쳐들 수 있을까.

마음이 먹먹해져서 감정들이 요동을 쳐서 다시 이 책을 펼쳐들 수 있을까.

살면서쉬웠던날은단하루도없었다, 박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