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 저렴한 가격에 묶음집으로 나왔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예전 글귀를 모아 봅니다.

우연히 들린 어느 이름 없는 마을... 
그리고 개펄 가득 보이는 투박한 아낙네들...
그들이 주고받는 설익인 말들 ... 
그 속에 묻혀있는 시인 곽재구...

여행안내서에 있는 그 흔한 맛집과 숙박시설에 관한 안내도 없다. 찾아가는 길도 없다. 
그냥... 그냥... 그냥... 시인 곽재구의 삶이 있고, 우리네의 삶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시인이 말하는 ’바다로 가는 따뜻한 바람’처럼 
우리는 그곳을 바람처럼 바람과 함께... 바람이 되어 간다. 바다의 깊은 내음을 길벗삼아...

책 사이로 밀려오는 고향의 내음... 그가 간 곳 하나 하나가 우리네의 마음 속에 있는 고향...
그가 보여준 한장의 사진... 썰물에 빠져 나간 포구... 진한 갯벌의 향내가 이곳까지 스며든다.
’떠나고싶다’라는 갈등을 하게 하는 책... 그리고 또 시인은 말한다. 
모든 절망한 것들이 천천히 날아오를 때... 우리는 여행을 하며 일상의 좌절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떠나기 전의 설렘...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서 느끼는 탈출의 짜릿함... 
낯섬이 우리에게 주는 그 힘... 그것이 있기에 우린 여행을 꿈꾸는 것일지도... 시인의 말처럼 천천히 날아오를 때를 느끼는 것일지도...

아이들에게도 부담없이 권하고 싶다. 그의 문장을 그의 감수성을 아이들에게 읽혀주고 싶다. 논술대비서가 아닌 서울대 권장도서가 아니라도 좋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일상의 지침에서 벗어나 우리네의 고향의 향내를 가슴으로 느꼈으면...하는 작은 바람을 이 책에 살며시 놓아본다.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삶의 여유를 가져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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