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앤에게 푸욱~빠지게 된다.

상상력이 풍부하다 못해 넘쳐흘러 말로 표현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수다스런 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식~ 새어나온다. 가끔은 너무 시끄러워서 그만 좀 떠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ㅋ

앤은 '살아있다는 게 너무 좋아', '세상이 너무 아름답지 않니?', '이런 세상에 사는 게 너무 기뻐.'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내가 제일 닮고 싶은 앤의 모습이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항상 밝은 면을 보고 기뻐하며 감사하는 모습말이다.

종종 다른 책에서 <빨강머리앤>의 좋은 구절을 인용한 걸 보고 궁금해져서 책으로 읽어봤는데, 어렸을 적 만화로보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참~ 빨강머리앤의 원제는 <anne of green gables>, 즉 '초록 지붕집의 앤'이다. '빨강머리앤'이 더 강렬하게 와닿는 느낌^^

 

---------------기억에 남는 글---------------

 

앞으로 알아야 할 온갖 것들을 생각하면 신나지 않아요?

그럼 제가 살아 있다는 게 즐겁게 느껴지거든요.

정말 흥미진진한 세상이잖아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안다면 세상을 사는 재미가 절반도 안 될 거예요.

그럼 상상할 것도 없지 않겠어요? (33쪽)

 

저는 꼭 끼는 잠옷이 싫어요.

하지만 그런 잠옷을 입든, 목에 주름 장식이 있고 바닥에 끌리는 예쁜 잠옷을 입든

누구나 꿈을 꿀 수 있어요.

그게 한 가닥 위안이예요. (52쪽)

 

저는 여행을 즐겁게 하기로 했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뮈든 즐겁게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더라구요.

물론 마음을 굳게 먹어야만 해요.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고아원에 다시 돌아가게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거예요.

그냥 이 여행만 생각할 거예요. (67쪽)

 

오늘 밤엔 별들이 유난히 반짝거리지 않나요?

별에서 살 수 있다면 아주머니는 어떤 별을 고르시겠어요? (124쪽)

 

뭔가를 기대하는 게 그것에서 얻는 기쁨의 절반이예요.

그걸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기대하는 재미는 무엇도 막을 수가 없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 실망하지도 않을테니까'라고 말씀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151쪽)

 

하지만 저한테도 한 가지 장점이 있는 건 아시죠? 마릴라 아주머니?

저는 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고요. (중략)

한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요.

그래서 제가 실수를 끝까지 다 저질러버리고 나면 더 이상 저지를 실수가 남지 않을 거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274쪽)

 

때로는 작은 '이해'가 세상에서 가장 공들인 '교육'만큼 효과가 큰 법이다. (298쪽)

 

꿈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야.

그런 꿈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아.

꿈에는 끝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나의 꿈을 성취하자마자 다른 꿈이 더 높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잖아.

그래서 사는 게 더 재밌는 것이고. (423쪽)

 

성실한 노력과 가치 있는 꿈,

마음이 맞는 친구에게 얻은 기쁨이 앤의 것이 될 테고,

타고난 상상력과 꿈에 그리는 이상적인 세계를 앤에게서 빼앗아 갈 것은 없었다.(마지막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