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들이 나오는 그래픽노블에 관심은 많았지만 돈과 영어 실력이 부족한 관계로 한국어판만 줄곧 기다렸다가 몇 년 전부터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찌나 반가웠던지. 하지만 영화처럼 한 작품에 하나의 히어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출판사의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뭉쳐서 세트로 돌아다니는 크로스오버가 대부분이어서 실망이 컸던 게 사실이다. 슈퍼맨, 배트맨처럼 흔히 말하는 거물급 이외엔 생전 처음보는 이름 모를 캐릭터도 많고, 무슨 능력을 가졌는지, 어떤 과거가 있는지도 모른 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읽어야 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몇 년 전에 읽은 작품도 아직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래서 학산문화사의 브랜드인 서울비주얼웍스에서 2011년 초에 나왔던 <어벤저스 캐릭터 가이드>는 25,000원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꼭 소장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양장으로 만들어 가격만 비싸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책, 그래도 나와준 게 어디냐며 감지덕지했던 책이다. 애니메이션 설정자료집 같은 책을 기대했지만 만화책의 일부 장면을 그대로 따와서 어떤 건 화질이 굉장히 떨어지는데다 힘, 전투력, 지능 따위의 비교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었다. 어차피 싸움은 누가 어떻게 눈이 뒤집어지느냐?에 따라 판가름나는 거니까. 특히 마법력은 누구라도 기본이 1이라서 왜 0으로 하지 않았는지 의아해했었던 기억이 있다. 버전에 따라 달라지는 설정 탓에 기본 중의 기본적인 설정만 소개되어 있지만 얼마 전까지 <타노스 라이징>과 <시즈>의 리뷰를 쓸 때 꺼내서 유용하게 참고했었는데, 이번에 시공사에서 업데이트 확장판으로 새롭게 출시됐다. 그런데 조금 황당한 것이 4년이 지났고, 페이지도 늘었고, 양장까지 그대로인데 가격은 어떻게 된 게 오히려 1만원이나 내려 15,000원이라는 점이다. (정말 기묘하죠?) 사실 지난 버전을 믿고 샀던 이유도 학산문화사라는 이름을 믿고 산 것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얼마나 남겨 먹은 건지 뒤늦은 배신감에 기가 막힌다. 얼티밋이라는 말에 속아? 아무 생각 없이 다시 구매하긴 했지만, 설마 <DC코믹스 캐릭터 대백과>까지 새로 나오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