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깨달았다.

진정한 감사란 남들과의 비교 우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임을.

하나를 가졌건 둘을 가졌건 지금의 나에 감사해야 했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의 자세였다.

 

평소 같으면 무심하게 넘길 일도

지금은 하나같이 소중하고 그리운 추억이 된다.

 

아, 인간이란 이렇게 개별적이어서 외롭고,

그래서 더 나약한 존재인 것을.

 

작가란

보이는 현상 그 너머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사람이다.

흔히 그것을 통찰력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인생에 담긴 내밀한 비밀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몸소 거친 이후에야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인 것이다.

게다가 세세한 인생의 결을 느끼는 것은

반드시 자기를 깨는 내통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 덕분에 남들보다 예민한 촉수가 발동되어 곳곳에서 상처입기 십상인 것이다.

 

몸소 고통을 겪고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연민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없다.

울어보지 않고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는 방황하는 사람이

길을 찾는 데 도와줄 수 없다.

시시각각 엄습하는 죽음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그 뜨거운 입김을 느껴보지 않고는

다른 사람이 죽음을 극복하고 살아 있다는

기쁨을 만끽하도록 도와줄 수 없다.

- 폴 글린의 [나가사키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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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들에,

내 곁에 함께하는 사랑하는 이와 가족과 동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메멘토 모리 & 코람데오.

이 두 가지만 잊지 않는다면 남은 평생

욕심부리지 않고 사랑만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