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한국식 영어 교육에서 자란 나이기에, 영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주어, 동사를 찾게 된다. 비교적 짦은 문장이라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요즘 영어 원서읽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베인 습관이 영어 속독에 방해가 된다는 걸 느끼고 있다. 
  
 끊어읽기나, 직독직해, 그리고 얼마전 읽은 스피드 리딩과 같은 방법도 있지만 여전히 '분석'이라는 범주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빅팻캣은 좀더 '감각적인' 읽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러 주어, 동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꾸밈어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영어에 대한 감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1편에서 다루고 있는 시제(현재,과거, 과거완료, 그리고 use to문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가 아닌, '칼라 모드', 과거완료는 '흑백 모드'로 표현하고 used to 문은 회상을 위한 '세피아 모드'라고 설명하니까, 좀더 문장에 대한 느낌이 와 닿는다. 
 물론 워낙 기존의 한국식 독해 습관때문에, 이런 빅팻캣 방식은 아직은 '신기한 읽기 방법'일 뿐, 몸에 체득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하지만 빅팻캣 방식으로 읽을때는 처음에는 힘이 들겠지만, 짧은 책부터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순간엔가는 가속도가 붙을 꺼 같다는 예감이 든다.

  단점이라면 단어 위에 한글해석이 주석으로 달려 있다는 점이다. 단어 정리가 필요하다면 하단에 각주로 달았어도 되었을텐데,  나도 모르게 한글 해석에 먼저 눈이 가는 경우가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눈에 익은 단어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도록 단어 해석이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꺼 같다. 

  빅팻캣 1권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알게 된 사실. 빅팻캣 1권 이전에 만들어진 책이 있었다!! <빅팻캣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영어책>에서 빅팻캣과 에디가 이미 출현했었다고 한다. 이미 시리즈를 지른 터에, 또다시 책을 추가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시리즈를 완독하고 그 다음에 앞편을 읽어야 하나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