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는데,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다. 
무비 타이가 아닌, 완본을 읽었기 때문에, 영화에서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소설로 너무나 애증하는 작품은, 스크린으로 시각화되었을때 오히려 실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차마 영화는 못보겠다. 
검정과 청색의 강렬한 대비로... 흡사 세기말을 다룬 세련된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분위기의 영화포스터는, 
곰팡내가 날것 같은 벽장, 러프한 펜질로 더욱 기괴해 보이는 또다른 엄마가 뿜어내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지 못할꺼 같다.

내가.. 두려워서 영화를 보지 못할정도로 이렇게까지 코렐라인을 좋아하게될지는 몰랐다. 
오히려 처음 읽을때는, 왜 이 작품이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안됐다.
영어 읽기 자체는 수월했다. 크게 어려운 단어도 없고, 문장도 간결해서 두세번 읽어야 하는 구조는 없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불편했다. 어두침침한 분위기 묘사가 잔뜩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위해) 캐릭터들도 모호하다. 

그리고 몇주후.. 나는 다시 코렐라인을 집어들게 되었다.

선혈이 낭자하는 할리우드 스릴러물은, 잔인함에 얼굴을 찌푸리게 되지만, 다음날이 되면 가뿐하게 기억에서 지워진다. 
그러나 코렐라인은, 보는 내내 '불편함'을 안겨줄 뿐이지만, 
홀로 샤워장에 있을때면 히치콕의 영화를 떠올리며 등골 서늘한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오랜시간이 흘러 어느날 문득, 오래된 벽장문이나 지하실 문을 보면, 코렐라인을 떠올리게 될꺼 같다. 

벽장 넘어에 단추눈을 하고 있는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