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을까요? 가끔 어떤 이들을 만나면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나와 다른 점이 많아 친구가 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느샌가 나에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와 제일 친한 친구도 공통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너무 다른 우리들은 처음 만났을때 친해지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다르기에 서로 관심은 있었지만^^ 적극적이고 활발하여 어디서든 주목을 받는 친구와 달리 난 내성적이고 말이 없어 존재감이없는 사람입니다. 아침형 인간에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달리 난 야행성이며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공통점을 찾는 것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너무도 다른 극과 극의 우리들은 30년이 넘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많아야 더 친해지고 친구가 될수 있다는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두 친구가 만났습니다. 뱀과 도마뱀은 처음 만남부터 말다툼을 합니다. 서로의 생김새를 지적하는 두 친구. 같은 모습이지만 친구가 되면 그 모습도 사랑스러운가 봅니다. 몸은 없고 머리 다음부터 꼬리라고 놀리던 도마뱀이 이제는 뱀을 보고 멋진 꼬리를 가졌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렇게 싸우던 두 친구가 몇년은 된 친구처럼 수다를 떨고 있으니 말입니다.

 

 

"친구 좋다는 게 뭐니? 내 어깨에 기대어 울어도 돼. 고민 있으면 전부 다 털어놔."

(중략)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나 기분 나쁘지 않고 기분 풀어 줄 필요도 없어. 왜 내말을 듣질 않니?"

- 본문 32쪽

 

다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은가 봅니다. 뱀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말을 하지만 도마뱀의 눈에 뱀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해서든 뱀의 기분을 풀어보고 싶은데 그런 도마뱀의 행동이 뱀은 부담스러운가 봅니다. 우리들도 가끔은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해준다고 하는것이 오히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실수(?)들을 하며 뱀과 도마뱀은 소중한 친구가 되어갑니다.

 

 

닮은꼴의 두 친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친구가 만나 닮아가고 있습니다. 너무도 달랐던 제 친구도 이제는 저를 닮아 패스트푸드도 좋아하고 가끔은 늦은 시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또한 친구를 닮아 예전보다는 자신있게 사람들과 만날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같은 모습이였다면 조금은 재미없었을 것입니다. 달라서 서로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도 깊어지지 았았을까요^^ 다른 모습의 뱀과 도마뱀이지만 이제는 서로를 닮아가고 있는 아주 귀여운 친구들의 이야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