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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입니다. 표지나 광고용 소개 글을 보고 굉장히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적이라던가 그런 방식의 접근을 통해 용기를 주는 이야기 일까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있다기 보단 되려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지 않나란 생각이 드는 캐릭터들입니다. 사실 정말 멋있는 사람, 대단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닐까요.
하루카는 연애를 못해봤고, 아사히나군은 사는게 그리 넉넉치 않은데다가 꿈에 대해서도 열심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쿠라이도 연애에 소질이 없습니다. 잘생기고 무엇이든 잘하는 쓰토무와 달리 주인공 렌타로는 그저 평범합니다. 거기다가 마지막엔 항상 승부를 양보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다카야마는 배에서 큰 소리가 나는 체질입니다. 배가 고프면 더 심해져서 짝사랑 선배에게 고백도 못합니다.
마지막 다카야마는 좀 특별 케이스이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은 흔히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별 다섯개를 과감히 매겨봅니다. 작은 추리적 요소들이 숨어있어서 즐겁습니다.
’교환 일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설은 고등학생 소녀와 소년의 교환 일기 입니다. 하루카와 게이타. 그런데 읽다보니 허무하게도 소년 쪽에서 바람을 피운건지 이 주인공 소녀가 바람의 대상이었던건지 굉장히 어이없게 끝나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로 채워져갑니다. 노트는 여러 곳을 전전하게 되고 독자가 몰랐던 부분들이 드러나고 새로운 등장인물들과의 관계가 이야기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갑니다.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 표제작의 주인공 아사히나군은 한 카페의 단골 손님인 것 같습니다. 거기서 일을 겪게 되고 아르바이트생과 친해집니다. 그래서 그녀와 관계를 가져나가는데 이야기 중간중간 조금 이상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역시나 그 부분들이 복선이되어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안타깝기도, 슬프기도 하지만 행복한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낙서를 둘러싼 모험’ 주인공 사쿠라이 치하루는 과거를 회상합니다. 고등학생 때 한반이었던 도야마를 짝사랑했는데 문득 그의 행적을 찾아갑니다. 왜 갑자기 그랬는지는 읽다보면 그 이유가 나옵니다. 고등학생 때 그 당시 이지매, 친구를 위한 것, 그런 얘기들도 회상하면서 도야마가 좋아진 이유들도 등장합니다. 사쿠라이는 도야마를 만나러 그의 학교를 찾아갑니다.
좋아해서 찾아가는 것이라기엔 너무 급작스러운 것 같고 대체 무슨 일인건가 했는데 역시 앞의 두 단편에서의 스타일처럼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쿠라이는 그것을 추리해내고 그 진상을 직접 들으러 찾아갑니다. 그녀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등장했던 부분들이 복선이 되어 어떻게 추리해냈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삼각형은 허물지 않고 둔다’ 렌타로는 대단한 녀석을 친구로 뒀습니다. 쓰토무. 그는 잘생긴데다가 공부도 잘하고 농구도 잘합니다. 게다가 마음씨도 좋습니다. 인기도 많습니다. 그러나 렌타로는 대단한 형을 둬선지 앞에 나서거나 이긴다는 것에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쓰토무는 같은 반의 얌전한 여자아이 오사나이를 좋아합니다. 삼각 관계. 끝까지 읽어보니 렌타로 답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에서도 몰랐던 진상이 뒤늦게 알려지는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시끄러운 배’ 주인공 다카야마는 배에서 엄청 큰 소리가 나는 체질입니다. 그녀는 데라시마 선배를 좋아했습니다. 선배의 중학교 졸업식 날, 고백을 하려고 했는데 배에서 소리가 나는 바람에 실패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선배와 같은 학교에 따라옵니다. 그리고 배에서 소리가 적게 들릴 방법을 조금은 터득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가스가이가 괴롭힙니다. 이상한 녀석입니다. 마지막에 다카야마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사랑은 대대로 비슷한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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